글 수 385
참 힘든 세상입니다..
얼마 전에 우연히 중학시절부터 친하게 지내다가 군대간 후에 연락이 끊긴 친구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이러브스쿨을 통해 이메일을 보냈더군요.
참 바쁘게 사는 것 같아서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사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눈빛이 많이 변한 것 같아 마음에 걸렸지만...
그런데 서서히 다단계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더군요.
자신만 성공하면 뭐하겠냐고...그때가 되면 자신도 저를 도와줄 수 없다고 하더군요.
이야기와 논리 태도 등... 예전에 모단체에서 수련하며 비전이라는 것을 품고 살던 때가 생각나더군요.
나의 모습이 저러했을까.
다단계에서 말하는 꿈과 비전이 돈이냐, 이화세계냐의 차이일뿐 정기적인 세미나를 하고 자신의 비전을 외치고, 서로 격려하고, 박수쳐주고 눈물 흘리고...자신들의 세계를 공고히 하고 판단을 흐리게 하는 모습이 아주 흡사하더군요.
중간에 정신차리고 나간 사람들을 패배자, 나약한 실패자로 보는 모습까지도...
또 아직 그 좋은 세계를 모르는 사람들을 불쌍하고 어리석게 보는 모습도...
결국은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는 것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것을 소개하고 꿈을 이뤄주기 위해 도와주는 것이라는 논리까지도...
그런데, 다단계에 빠진 친구나 사이비에 속는 수련자들이나 다 이해가 갑니다.
물질을...돈을 대체할만한 그 무엇이 없으니까요.
잘못된 수련의 환상에서 현실로 돌아왔을 때, 지금도 조금은 그렇지만 저도 이제는 돈을 무시하지 못하고, 로또 복권도 한 번 샀었으니까요.
진짜 비전이 없는 세상입니다.
월급 130만원 받아서 자신의 꿈인 벤츠를 몰아볼 수 있겠느냐는 친구의 말에 해줄 말이 없었습니다.
사이비 말고 국내에서는 그래도 순수하다는 단체의 지도자들마저 속물적 근성이 강한 판국에 무슨 이야기를 해 줄 수 있겠습니까.
한때는 사이비라는 모단체에서 열심히 수련하고, 상대방의 몸의 어디가 안좋은지,감정을 알아내는 등 조금 특이한 능력이 개발되고 할때는 정말 저도 무엇이 된듯한 착각이 들었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지나자 결국 이화세계를 향한 열정도 결국은 왜곡된 욕망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많은 실망과 정신적 공황을 맛보았습니다.
어두컴컴한 우주에 홀로 떨어진 말할 수 없는 두려움이 들더군요.
후에 정통이라는 수련을 하게 되고 산중수련도 해보고 하면서 또 실망을 하게 되었습니다.
도법 자체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을 지도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환상 속에서 자신도 체득하지 못한 것을 회원들에게 지도하는 무책임함과 그것을 보급이라는 아름다운 말로 합리화하는 비양심이 저는 싫었습니다.
말은 거창하고 아름답지만 보통 건강한 사람들만도 못한 체력과 인품...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지고자 하는데, 진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말 알기 어려운 세상인 것 같습니다.
정신을 세우고, 진리를 밝힌다는 수련단체들조차도 인간의 욕망으로 넘쳐흐르는 이때에 돈을 숭상하고 부자가 되기 위해 달려가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옳은 길이 아니라고 그 누가 자신있게 말을 해줄 수 있을 것인지...
저도 이제는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천하를 다 준다 하여도 의가 아니면 받지 않는다는 옛 성인의 기백을 버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결국 이 세상에서 부자되기는 틀린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자신이 땀흘려 일하면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있으므로 사회에 희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제는 그렇게 살려고 하는데 힘든 것을 보면 수련을 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욕심만 키워왔었던 것 같습니다.
혹시 수련에 어떤 환상을 품으신 분이 계시다면 다단계의 환상을 비웃는 눈으로 똑같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특이한 능력이 개발될 수도 있고, 스스로 무엇이 된듯한 기분을 느낄 수도 있지만, 결국 소용없는 것입니다.
수련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가 혹시 자신의 욕망이 방향만 바꾼 것이라면 수련을 통해서는 절대 그것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차라리 고시공부를 하거나 다른 일을 하는 것이 더 현명합니다.
깨달음이나 어떤 정신적인 진리를 성취하고자 하신다면 저도 그것을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한다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대부분 시중의 도장에서 지도하는 사람들에게서 얻을 무언가는 없다는 것만큼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아마도 진정한 도인이 있다면 굉장히 평범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겠나 싶습니다.
혹 산중에 숨어서 지낼 수도 있겠지요. 사회에 평범하게 숨어 지내거나요..
비교적 건전한 단체의 도장은 무엇을 성취시켜 주고 가르쳐 주는 곳이라기 보다는 혼자서 꾸준히 하지 못하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소와 구령을 제공해주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무언가 방법을 배우고 하는 것은 한달이면 충분하고, 그 이상을 지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지도자들은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사범이다 뭐다 하면 대단하게 생각하지만, 글쎄요...
일상생활을 열심히 하면서 깨인 눈으로 자신을 이해해나가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길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진짜 돈걱정없이 살 수 있는 부자가 되는 길이 행복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그만한 부자가 되어보지 못했기 때문에...단지 책에서 주워들은 진리만으로 그들을 속물이라고 말할 수도 없고...
한때 그것이 진짜였는지는 모르지만 도심이라고 할까 하는 그 어떤 열정이 불타오를 때는 돈을 벌 생각조차도 않했었는데, 그 무언가가 무너지고 보니 그런 생각도 듭니다.
결국 세속의 욕망이 가면을 썼었던 것도 같습니다.
또 그 욕망을 교묘히 이용해 돈을 버는 사이비 수련단체가 기승을 부리고...
정말 힘든 세상입니다...
========================
꼬리말쓰기
스파이더맨 여러 가지로 가슴에 와닿는 글이네요...[04:15]
진실.. 모단체의 지도자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09:27]
사이비천도선법!! 님의 말씀이 백번 지당하십니다...차라리 운동이 낫습니다...[09:42]
한말씀 덧붙여..
번호:2142 조회:6 날짜:2003/05/21 12:46
제가 근무하던 회사 바로앞에 다단계 피라미드가 있었습니다.
회사분들이 그 다단계 때문에 경찰에 신고한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이들이 모이면 어떻게 되느냐..
우선 사회자가 마이크로 온 동네가 울리도록 외칩니다.
"우리의 비전을 위하여 모두 힘차게 고함을 지릅시다. 시작!!"
"(모두들..) 와아!!!!!!!~~~~~~~~~~~~~~~~~~~~~~~~~`"
"우리의 비전은 무엇??"
"최대의 판매를 통해 환경과 평화운동에 기원한다!!"(평화라.. 어디서 많이 듣던말..)
"자, 그럼 이번주의 목표량은 몇대?"(정수기나 에어콘 파는거였나 보죠)
"3000대!!"
"여러분.. 대인관계고 다 필요없어요.. 우리 지부장님 말씀을 믿고 따르세요... 그러면 됩니다.. 다시 목표량 몇대??"
"3000대!!"
제가 아침에 출근할때 이사람들 자기네 다단계회사 앞에 죽치고 앉아있더군요.
때로는 집단 혼숙도 시키며 자꾸 사회에서 격리시킨다고 합니다.
세상일을 몰라야 부려먹기가 쉽거든요..
글쎄요.. 윗분이 쓴 글을 읽어보니 어느단체 하는 짓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