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오늘밤은 좀 피곤하여 쉬어가려했건만, 상담실의 "친구"분이 남기신 글의 제목이 눈에 와 열었더니, 양희은씨의 노래가 제게 약간의 힘을 주네요. 또한 그시절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자봉 I편에서 나온 무대포 자봉 3인방이 오기 바로 전날 떠난 B원사님이 먼저 자봉을 하셨었지요. 한국에 다니시던 지원에서도 원사중 리더급에 해당하시던 분이신데, 그 지원의 지원장님이 세도나로 오신뒤 다소 흥을 잃으시고, 하시던 일도 잘 안되어, 심신 전환을 위해 오셨던 것이지요. 

이분이야 말로 자봉다운 자봉이셨습니다. 누가 시키기 전에 스스로 봉사를 하셨던 분이지요. 

잔가지들이 많으면, 하루종일 가지를 자르셨고, 과수원의 사과가 무르익으면, 날잡아 모두 따서 지도자들에게 나누어주셨으며, 시설관리인원이 부족하면 힘을 보태주셨었지요. 

나중에는 잘 안보이셨던데, 몇날 며칠을 두고 잡초제거를 하시고 있었나봅니다. 그러던 중 어느날 중요한 것을 깨닫게 됩니다. 

첨에는 눈에 보이는 잡초를 제거하다보니, 혼자서 그 넓은 세도나의 잡초를 홀로 감당할수 없어, 과수원안의 잡초만이라도 제거하자 맘먹고 며칠을 과수원안에서 사셨었지요. 그런데, 이놈의 잡초가 제거해도 또 생겨나고, 또 제거해도 마찬가지... 

그러나 원사님의 피땀흘린 열정과 노고에 힘입어 적어도 과수원만큼은 이제 잡초의 모습을 보기가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울타리너머 바로 코앞.. 그곳은 잡초가 무성한 지역으로 남아있었습니다. 이 모습을 보시던 B원사님은 "단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스스로 제기하시고 답을 구해가고 있었습니다. 

분명 단학인들, 특히 지도자들은 밝고 강하고자 합니다. 잡초가 많이 제거되어 밝아보이는 과수원처럼... 그러나 그곳조차 끊임없이 잡초가 돋아나고, 또한 그 울타리 끝에서 살짝 몇발자국만 걸어나가면 세상은 달라집니다. 

단학이 그런곳이구나.. 라는 것을 알게되셨지요. 지도자들은 과수원 안에서만, "온세상의 잡초를 제거하여 한세계를 만들자"라고 외치는 집단같다는 생각을 하셨다네요. 

정작 울타리 너머-즉 스승의 그늘을 너머-보다 큰 세상의 잡초제거자가 되려는 맘을 가진 지도자는 별로 없다는 느낌을 받으셨나봅니다. (아마 제가 현단지였다면, 이런 깨달음은 잘못되었다고 말씀 드렸겠지만요...^^) 

아마도 B원사님이 이것을 깨달게 된 그날, 몇주간 줄곧 원사님을 지켜보시던 Swan은 과수원으로 걸어갑니다. 

"원사님 이제 때가되었습니다." 

"???" 

"원사님이 얻으신 것을 저와 함께 나눌까요?" 

원사님도 무슨 뜻인지 직감을 하시고는, 과수원 옆 지도자숙소(Ranch house)의 거실로 갑니다. 

그리고는 며칠을 두고 이야기꽃을 피우게 되지요. 


원사님이 한장 과수원의 잡초를 제거하고 있던 중 어느 날, 세도나의 지도자들을 모아놓고 강천이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비됴를 촬영했지요. 

이 날은 강천보다는 몇몇 지도자들에게 수고했다는 칭찬과 승진(급) 및 선호수여가 있던 날이었지요. 그런데 그나마 짧은 강천내용도 (준비가 짧으셨던지) 앞뒤가 좀 안맞더라고요. 언제는 '인정욕, 지배욕, 안정욕'을 버려야 성통한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는데, (이는 Lester의 깨달음임^^), 이제는 인정욕이나 지배욕을 어느정도 가지고 일을 열심히 해봐라. 라고 하시네요. 인정욕도 가져봐야 나중에 버릴수 있다. 라면서... 맞는지 틀리는지.... ^^ 

또 한편, (이날인지... 요다음 강천날인지..) 석정장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하신 말씀. '석정장은 죽었지만, 내가 계속 그의 영혼의 성장을 위해 힘쓰고 있다.'라 하셨는데, 그 전의 강천 내용에 의하면, 살아서 숨쉴때라야 영적 성장이 일어난다, 죽으면 더이상의 성장은 없다. (그러니 살아있을때 열심히 해라!는 식^^) 이었는데... 

여하튼, 비서실의 H모 차장에게 아O장이라는 선호가 내려지는 순간, 

원사님은 알수 없는 이유로 온몸이 후끈 달아오르면서 성적인 에너지가 쏟구쳐 오르는 것을느끼셨답니다. 그러면서, "아 뭔가 이상하다. 내가 말로만 듣던 그런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아니구나..." 라고 직감을 하셨지요. 

Swan이 원사님에게 말하길, "원사님이 느끼신것은 정확합니다. 저는 6년전에 이미 그것을 느꼈었지요. 아니 그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보았었어요. 다만, 그때만 해도 스승님이 이렇게 둔감하시지 않았기때문에, 제가 스승님의 그 무엇을 보았다는 것을 스승님도 아셨었지요. 그러면서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고요. "네가 날 따라오려면 6년은 더 있어야 한다"라고.., 그래서 저는 6년을 더 수행에 정진하였고, 이제 저도 무엇인가를 보게 되었어요. 그 전보다 더 큰 것을요..." 

아마도 원사님이 받으신 충격이, 현단지가 단학의 실체를 알게되었을때의 충격 못지 않았던 것 같았습니다. 현단지는 아니셨지만, 그래도 그 못잖은 심정으로 한세계 건설에 열정을 다해왔었는데... 

아마도 그래서 그쯤 어느날 몹시 몸살을 앓았었나 봅니다. (환상이 깨졌을 때의 고통은 비록 성장과 성숙을 가져다 주기는 하지만, 힘들긴 무쟈게 힘들죠^^) 

인연이 되었던지, 다른 지도자들도 많은데, 제가 원사님을 활공해드리게 되었지요. 아마 세도나 활공실에서 (저로서는)처음으로 정식 활공을 했던 것이었는데요. 

* 지난 (5)편에 나왔듯, 제가 활공실에서 놀다만 나온 사실이 어찌어찌해서 일지의 귀에 들어갔더니, 다시 어찌어찌해서, "앞으로 1000번의 활공을 하여라!" 라는 지시가 떨어졌었지요. 

저는 "다행이다, 기간이 정해지지 않아서..." 라고 위안하며, 시일을 길게 보고, 매일 동기나 팀장님을 활공해준 적이 있었지요.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가 하고 싶은 만큼만,대략 15분 정도, 한 것이었지요. 그랬더니 정말 활공능력이 좋았졌나봅니다. * 

제게 활공을 두어시간 받으신 원사님은... 

갑자기 저를 너무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ㅋㅋ 

제가 온몸을 풀어 드리고, 마지막으로 이마부분을 손가락으로 정성스럽게 눌러드렸지요. 

그때 원사님의 머리속에 맑고 밝은 빛이 들어오면서 이마에 어떤 형상이 뚜렷하게 떠올랐다 하시는데, 그분이 한웅이라네요. 

저는 그 전년도 개천절 행사때 단청회들과 연극을 했는데, 제가 한웅으로 나왔었지요. 그장면이 MBC 9시 뉴스에 1.5초 정도 나왔었고요. 

아마도 그때 한웅님으로 접신되었었나봅니다. ㅋㅋ 

이리하여, 기력을 되찾은 원사님은 한동안 Swan과 심도깊은 대화를 하였습니다. 

단학에 대해... 지도자에 대해... 스승에 대해... 

아마도 이 후로, Swan님은 마음속의 결심을 실행에 옮기겠다는 용기를 한층 더 내게 된 것 같습니다. 

일지에게 간언을 했던 것이지요. 

"이제는 비지니스 맨의 옷을 벗으십시오. 다시 스승의 자리로 돌아가시길 바랍니다. 또한 지도자들의 진정한 영적 성장을 위한 무대를 모두에게 열어놓으십시오...." 

(오래되어 모든 내용이 자세히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당시 저로선 상당히 충격적이고, 혁신적인 내용들도 있었던 것 같네요) 


꿈이 꿈인 줄 알려면, 꿈에서 깨어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꿈을 꾸는 동안에 진실로 실재하는 것은 꿈꾸는 사람! 그것뿐이지요. 그러나 단학이라는 울타리 내부의 세계에선, 꿈꾸는 사람은 사라진지 오래요, 꿈이 그럴싸한, 아니 의심의 여지 없는 현실이 되어버린지 오래였던 것이지요. 


귀국후 어느날 원사님은 깊은 명상중에, 단학에 대한 어떤 이미지가 떠올라 한없이 눈물을 흘리셨다 합니다. 

-중앙에 커다란 솥이 있었고, 그 주변에 수많은 지도자들이 법복을 입고 양손에는 수저를 들고 솥에서 조만간 요리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던 장면이랍니다. 그런데 원사님이 직접 솥 가까이 가보니, 솥 밑의 장작에 불이 붙어있지도 않을 뿐아니라, 정작 솥안은 텅 비어있다는 것이었지요. 그런데도, 수많은 지도자들은 그 사실을 모른체, 머잖아 맛있는 요리(=이상인간 한세게)가 나오리라고 굳게 믿고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그러나 법복을 입고 있는 지도자들의 얼굴이, 지도자 한사람 한사람 모두의 얼굴이, 얼이 빠지고 넋이 나갔으며 시커멓게 타고 배고픔에 허기진 그런 얼굴이었음을 보고는 무척 가슴이 아파 눈물을 흘리셨다 하네요..... 

그 말씀을 들을때, 저는 모골이 송연해지고, 소름끼치는 공포감마저 느꼈었지요. 


아무튼, Swan의 건의는 어떤 식으로 전달되었는지, 또 어떤 답변이 왔는지는, 애석하게도 정확히 알려주지 않았기에 .... ㅠㅠ 

그러나 그런 일이 있으면서 세도나의 정세는 작은 부분이나마 급박하게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 시기에 AY(지난편에 나온 자봉)는 세도나 지도자들의 속마음을 파헤쳐 돌아다니고 있었고, 저를 비롯한 상당수의 지도자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단학으로부터 마음이 떠나가고 있었지요. 



(10) 

세도나의 시크릿 마운틴을 바라보던 습관은, 미국인 여사범 L이라는 분에게 전수받은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일하다 말고, 고개를 왼편으로 돌려 얼마동안이고 그 산을 바라보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때도 거의 두시간 가량을 바라보더니, 무심코 저보고 OOOO 라고 부르는 것이었지요.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Watcher라 하네요. 저는 "천상의 예언"이라는 책에 나온, 4가지 유형중 하나인, 방관자 가 생각나서, 나쁜 뜻인줄 알았지요. 그런데, 서양에서 Watcher 는 God과 일맥상통한다네요. 그 말을 듣고는, 그다지 오래 산 것은 아니지만, 그간의 제 삶이, 방관자는 아니었고, 관찰자는 분명했다는 것을 알았지요. 

그때부터 제 영어 이름은 oooo이 되었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진정한 관찰자가 되었던것 같구요. 


그 몇주 전에는, 일지가 저를 보더니, "음... 너는 천부성에서 왔구나"라 했던 적이 있지요. 그때 저는 이유없이, 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답니다. 

성통공완해서 천부성에 가기위해, 즉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가기 위해 고생고생 할 필요가 없구나 라고 느꼈지요. ^^ 

이미 천부성에서 지구로 놀러왔기에... (혹시, 현단지분들이 제게 적대감을 가지고 계시다면, 노여움을 푸소서, 님들의 신이신 분이, 저를 거의 동급으로 인정했기에... ^^ just joking!) 


아마도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이 두가지 일로 인해, 저는 더더욱 어느 한쪽에 치우침이 없이, 일어나는 일들을 그저 바라보는 즐거움을 누렸던 것 같았습니다. 

물론 지금도, 저는 단월드에 어떠한 억화심정도 호감도 없지만, 현재 그 길을 걷고 계신 분들의 가고자 하는 여정이 어떠한지는 깨어있는 의식으로 보시길 바랄 뿐입니다. 


AY가 - 7편에 썼듯이, 세도나 영내를 한가로이 구경하면서 - 이런 말을 했습니다. 

"(시리우스)사범님이 스승으로 여기는 사람보다 백배 천배 나은 사람을 나는 알고 있어요. 정말이지, 한국에선 지원장,사범 하는 사람들이 하도 신성시해서, 엉겁결에 나도 정말 그렇게 여길 뻔했는데, 직접 와서보니 사기꾼이 따로 없더군요." 

"엥, 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저는 무지 놀랬지요. 그렇다고 덮어놓고 화낼 수도 없고 해서, 계속 얘기를 들었습니다. 

"난 사실, 단학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새벽은 새벽에 눈뜬 자만이 볼 수 있다"라는 책을 읽고 크게 감동받어서 였지요. 그 책을 읽고는 "이는 분명 여자의 문체이다. 그 여자 분을 꼭 만나고 싶다"라고 생각해서 직접 김수덕이란 분을 만나려 했었고요" 

저는 "뭘 잘 모르고 있군"이라 생각하면서 반문했습니다. 

"잘 모르고 하시는 말씀인가본데, 김수덕이란 이름은 일지님의 필명입니다. 여성스럽게 느끼신 이유는, 수련이 깊어지면, 중성화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 것인데, 그런 것은 누가 얘기 안해주던가요?" 

"그런 얘긴 이미 한국서 들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얘기해주는 사람들조차도 제대로 알고 하는 얘기라고 느껴지지 않아서, 직접 한문화 출판사에 가서 김수덕씨를 찾았고, 또 만났지요. 이름은 김수덕이 아니었지만, 예상대로 가슴이 따스했던 분이었고요." 

"아니 이런, 김수덕이가 일지님이 아니었단 말이여?" 음... 좀 놀랬당.... 

그러나, 그리 크게 놀라지 않았던 이유는 제가 관찰자이기도 했지만, 고 몇달전에, 

"해뜨는 나라" 의 역자 "단윤경"과 그 책이 지어지기까지의 일들을 대강 들어서 였지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박수는 누가 받는 일이 한국이건 미국이건 마찬가지였군"이라는 생각도 했으니까요. 

"그리고, 강천이라고 하나요? 일지가 사범들 앞에서 얘기하는 것. 나 직접 그거 보고는 웃겨서, 또 어이없어서 헛웃음이 나왔었어요. 제가 유아교육도 좀 해보았는데, 그것만도 못한 얘기를 하는 스승이라는 사람이 있질 않나, 그런 얘기에 꿈뻑 넘어가는 지도자라는 사람들도 있질 않나... 그런 사람들이 회원들 앞에서는 되게 고고한 척 하는 가보면 참..." 

"아니 말이 좀 지나치군"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AY께서 여기 진리를 아직 잘 몰라서 그런 말씀하시는 거 아닌가요? 진정 깨달은 사람은 정말 깨달은 사람인지 아닌지 잘 분간이 안가는데,그래서 그런 것일 겁니다"라는 식의 답을 해주었더니, AY는 절 그냥 바라보더니 아무런 말하지 않았었지요. 음... 지금 생각하면, 그때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알만도 합니다만 ^^ 


"일지 옆에서 아양떠는 그 사람. 명O단사라는 사람은, 딱 나이트의 뽀이 하면 좋겠더군요." 

"말을 해도 정도가 있지..."라고 생각했지만, 그 이어 나온 AY의 말은 한수 더떴지요. ^^ 

"하도 한국에서 단학의 참 실태를 모르고 속고 있는 순진한 지도자들 생각하면 어이없고, 여기 단사니, 무슨 장이니 하는 사람들의 행태에 어이없어서, 내가 미안하지만, 사범님이 스승으로 여기는 일지 앞에서 "이 돼지 같은 놈아"라고 했어요." 


아무리 제가 탁기 3인방이었지만... 저도 "설마 그랬으랴"...싶어서 

"정말이요? 정말 그랬어요? 그랬더니 뭐라셔요?" 

"뭐라긴,그냥 쳐다보던데요. "뭐 이런 것이 다 있나"라는 표정으로" 

"... ..." 

저는 "정말 그런 말했을까.. 라고 반신반의했는데, 며칠 뒤 Swan님과 대화하면서, AY님이 일지에게 정말 그랬었다는 것을 알았지요. ^^ 


그러면서 계속 이어지는 말, 

"(시리우스)사범님은, 음... 뭐랄까... "꼭두장군"같아요" 

"네? 누구요?... (잠시뒤 꼭두장군이 누군지 알아내었지요) ... 아... 왜요?" 

"글쎄, 제가 본 다른 지도자들과는 좀 다르네요. 스스로들 맑은 기운이라고 하지만, 내 보기엔 다들 이상한 기운들에 씌여있는 것 같은데, 사범님은 사범님만의 성품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아요. 또 어떤 충격이 와도 묵묵하게 이겨낼 것 같고요..." 

음.. 그때의 저로서는 그 말을 잘 이애하지 못했지만, 불과 한 달쯤 뒤 그런 일들이 일어났지요. 

또한 (나중에 다른 제목으로 글을 쓸 기회가 있을지 몰겠지만... ) 다른 고민꺼리로 인하여, 단학이니 일지니 비젼이니.. 라는 것에 그리 신경 쓸 상태가 아니었지요. ^^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여기는 정말, 내부인들(=현단지)에게 알려진 바대로의 그런 단체는 아니여요. 정말로, 지원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순수하게 젊음과 열정과 몸을 바치는 사범님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워요" 

"다 비젼을 위해, 큰 뜻을 위해 스스로 기뻐서 하는 것인데, 뭐가 안타까워요?" 라고 했더니, 

"휴... 나같은 사람 몇 명만 모여서,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을 신성시하고 우상화하면, 이만큼 못만들것 같아요? 말빨있고, 몇 가지 좀 느끼고, 보여주고 하면 이런 조직 어렵지 않게 만들어요." 

"..." 

"사범님도 알잖아요, 기라는 것이 누가 주는 것이 아니고, 기감만 발전시키면 다 느끼는 것이고, 또, 심성수련이라는 것도, 내가 아는 이런저런 프로그램 짜마춘거던데, 그런 상태에서 우리가 원하는 정보를 마구 집어넣고, 다른 생각 못하게 하면, 불쌍하지만 우리를 위해 몸바쳐줄 순수한 사람들 금방 모이지요." 

"... ..." 


혼란스러웠지요. 안 그래도 제 벗에게 들은 믿을만한 얘기에... 

그러나, "이 사람은 이제 막 단학을 접한 사람으로, 알아야 얼마나 알겠냐"싶어서, 그냥 한쪽 귀로 듣고, 다른 귀로 넘기려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참으로, 그리 길지 않은 기간에 단학을 이토록 적나라하게 통찰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선 지금도 놀랍습니다. 물론 그 배후에는, 이분이 일지보다 백배천배 낫다고 했던 분의 혜안도 있었더라고요. 

귀국 후 그 분을 만났었는데, 정말로 그렇더군요. 

바람같으신분, 스스로 평생을 그 세계를 추구하면서, (깊건 얕건) 자신의 깨달음을 

과시하거나 혹세무민하지 않고, 지혜로이 세상을 살아가시는 분! 

역시, 이분도 "인간적"이고 부족함 많은 사람이기는 했지만, 좋은 뜻으로의 인간적이었지요. 

"일지께서 이분의 반의반만이라도 닮았더라면... 단학이 지금과는 판이하게 달라졌을 터인데... 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99년인 것 같습니다. 

AY와 이분과 함께, 오순도순 이야기를 하던 중, "2000년 전의 약속"시디를 AY가 틀어주었지요. 천부경을 랩처럼 만든 노래도 나오고 하는 그 시디. 

"단학인들에게는 애국가 같은 노래들 모은 것인데, 아저씨가 함 들어보고 평해줘요" 

라고 AY가 말하고, 몇 곡을 들었지요. 

"음... " 

"그거, 개사 해서 김정일 갖다주면 무지 좋아하겠다"하면서 더이상 듣고 싶지 않은 듯 방을 나가시네요. ^^ 


그리고, 그 이듬해인가요, 아님 그 다다음해인지.. 

앨고어 부통령같은 거물급들 몇 사람을 돈 무지 써서(?) 한국에 대려와 큰 행사를 한적이 있었지요. 

어떤 명사님이, 그 비싼 티켓을 몇 장 가져와서, AY와 그분이 그 행사에 참석하셨다하네요. 

행사를 보시고 난 후의 그분의 평! 

"단학이 어쩌려고, 이렇게 위험한 팽창만 하는지... 물론 그 길만이 유일한 생존 전략임을 "그 사람"도 알겠지만, 그 끝이... 음..." 


(역시, 생각의 속도를 손가락이 못 따라가 많이 놓치고... 그러네용 

이 외에도 쓸 얘기가 참 많지만... 가까운 분들이 저더로 "몸조심하라"해서리 ^^) 


하여간에, 

AY와는 다른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지요. 아마도 이 자봉은 다른 지도자들과도 그들의 속을 뒤집는 말들을 하고 다니면서, 본의든 아니든 세도나 뒤집기를 해나가고 있었지요. 

그리고 한 달여 뒤 우연찮게 (지지난편 표현대로) 

달빛 청량하고, 바람 시원한 밤. 

사무실 바깥쪽 옆에 넙적한 돌 바닥에 앉아, 

구름과 바람을 벗삼아 그간의 이야기들을 또 한판 벌이게 됩니다. 




이런 저런 훌륭한 자봉들 덕택에, 어둠 속에서 어딘지도 모르고 마구 달려가고 있던 저는 큰 등불을 하나 발견한 듯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어안이 벙벙하고, 어찌할 바를 몰랐지요. 

환상은 그렇게도 깨지기가 힘들었나 봅니다. 

아직 충격을 더 받아야 갰기에... 

제 여행은 계속 되고있었습니다. 



(11) 

제가 있었을 당시, 세도나 센터에는 지도자들과 자봉, 미국인 근로자 등을 합하면, 어떨 때는 하루아침에 여러 명이 오가기도 했지만, 늘 30명 정도는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센터에서 비포장도로를 털털털털 대면서 자동차로 30~40 분 정도 가면, 단월드 대빵의 별장"관사"가 있고, 자료실이나 시범단 등의 외부 지도자들이 기거하는 Vortex House라는 것이 있었지요. 

가끔 전체 모임이나 강천이 있는 날이면 그런 외부 지도자들도 센터에 모였기에, 간혹 얼굴은 보면서 지내기는 했습니다. 이렇게 회원들보다도 많은 수의 기운 쎈(?) 지도자들과 매일매일 같이 얼굴을 마주 대고 사는 것은 아마도 선원 지도자들은 맛볼 수 없는 색다른 체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만의 생각이었는지는 몰라도, 센터내의 지도자들은 좀 시골스럽고 꼬장꼬장해 보였는데, 외부지도자들은 그에 비하면 세련되고 부티도 나고 그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그도 그럴 것이, 센터에서는 크게 나누면, 사무와 노가다로 분류되고, 노동자 팀이야 말할 것도 없고, 공교롭게도 그 당시 (저를 포함해) 사무실에 있던 지도자들도 country 해보였다고나 할까요. 

그래도 저는 세도나 식구들이 더 친근해 보였고, 외부 팀들은 왠지 깍쟁이 내지 (촌놈들을 바라보는) 도시인 같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ㅋㅋㅋ 


세도나 대장도 몇 개월 사이에 두어 차례 바뀐 적이 있었는데, 모두들 단사셨지요. 

제가 (~장 또는 ~단사들 중에) 유일하게 "훌륭하시다"라고 여겼던 T단사님이 하루는 세도나 지도자들 모아놓고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니들 왜 그렇게 꼬장꼬장하게 옷을 입고 다니냐? 뭐 스승님한테 "나 이렇게 고생하는데, 니(=일지) 그 사실 아니?"라고 시위하는 거야 뭐야!"라고 굉장히 (혼나는 거였는지 모르겠지만) 웃음이 나와 참을 수 없었던 적이 있었지요. ^^ 

사실이지, 월급 100불에 조화성금 내면, 간혹 밖에 나가서 먹을 것 사먹고 영화보고 하면 옷 살 돈은 없었지요. 또 잘 차려입으려 생각한 지도자도 없었지만... 

저는 아예 조화성금을 50불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일이 있은 후로는 10불씩만 냈지만... 


어느 날, 어떤 놈 머리에서 나왔는지, 미주지도자들에게 전하는 지침이라면서 공문이 왔었지요. 

단학 전체의 운영자금이 부족하니, 전체적인 절약 차원에서, 지도자들이 감수해야할 사항을 몇 가지 적어서 보낸 것인데... 

당시 미주현단지들은 관광비자로 간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6개월이 지나면 체류기간을 다시 6개월만 더 연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상 머무르려면, 학생비자를 받거나 하면 되는데, 엉터리 학교에 서류상 학생처럼 만드는 비용이 1년에 대략 450불 정도 들었지요. 

그 비용을 지도자들이 내야 한다는 내용이었고... 

지도자 생활하다보면, 다치기도 하고, 몸이나 이빨이 아프기도 하는 경우가 있는데, 병원비가 비싸니... 

그 비용을 지도자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이었고.... 

지도자로서 지도자 업무를 하다보면, 자동차나 공구, 그 외 기기 등이 망가질 수도 있는데, 지도자의 과실로 인정되면, 

그 손상을 지도자가 물어야 한다는 내용이었고.... 

비자 연장하지 않으면, 한국에 1년에 한번씩 다녀와야 하는데, 

그 비행기 삯은 지도자가 알아서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었고... 

... 등등 

이런 식으로, 도저히 생각이 있는 사람 머리에서 나왔다고는 볼 수 없는 사항들이 적혀있었고, 또 어느 정도는 시행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불쌍한 현단지들 ㅠㅠ 

그래도 저를 비롯한 멍청하도록 착한 지도자들은, 정말로 아껴야 하는 줄 알고 그렇게 수긍하며 살았네요. 

그러는 사이 "어떤 분"의 별장은 여러 채가 더 생겨났고, 최근에는 그분의 부인을 위해서 알프스에도 하나 마련했다고 하네요. 부동산 외에도 고가의 동산 및, 동남아의 쪼그만 섬도 있다는 설이.... (믿거나 말거나 ^^) 


아마 이런 지침이 내려진 후, 개미 같은 지도자들도, 울화가 났는지, 센터 지도자 모임에서 이런저런 말이 많이 나왔었지요. 

봉급을 올려달라! 

지도자의 복지를 생각해달라! 

온 마음과 몸과 열정을 바쳐서 일하는데, 그런 걱정하느라 에너지를 분산시키게 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달라! 

등등 - 상당수가 Swan님의 건의였고, 그 때문에 더욱 미운 털이 박힌 백조가 되었네용 ^^ 

그러나 봉급은 전혀 오르지 않았으며, 복지 또한 그다지 달라진 것은 없었지요. (지금은 몰겠지만) 

사범은 100불에서 단사는 최고 600불까지 받았는데...500불 차이지만, 없는 사람입장에선 꽤 커 보였지요. 

게다가 K모사범은 대빵의 돈 관리를 하는 사람이라는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그래서 그랬던지, 대빵께서 세도나의 측근들에게 "다른 사람 다 나가도(=전단지가 되어도) 좋으니, K만은 나가게 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네요.) 

겉으로는 일반사범의 몇 배만 더 받는 것 같았지만, 실재로는 거기에 동그라미가 하나쯤은 더 붙는 금액을 받었던 것 같던데..... 지도자 수십 명 분을.... 


미주 지도자들의 귀감이셨던 분으로 단재장을 들 수 있는데요, 불행히도 저는 그분을 직접 뵌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대신 어떤 정사님이 그분의 강법 테이프들을 몇 개 주면서 들어보라 해서 가끔 들은 적이 있었지요. 말씀 잘하시고 총명하시다는 느낌을 받았고요. 

그 즈음, 미국에 지원을 늘리는 등의 단학 발전을 위한 회의를 거물급들 여러 명이 모여서 했고, 전반적인 아이디어와 실행 계획을 그분이 작성해서 제출해야 했던 적이 있었지요. 

그분이 작성한 안이 세도나 팩스로 왔고, 제가 대강 보았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이상하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별 생각 없이 성의 없게 내놓은 의견 같아 보였지요-그때쯤 마음이 이미 떠서 그랬던지...) 

대빵을 비롯한 단사 분들은 그분을 욕했고요... 

그 즈음이, 제가 Lester님의 책을 읽으면서 지내던 어느 날 이었습니다. 

그날도 일과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Lester 아저씨의 책을 보는데, 유독 그날 따라 가슴에 많이 다가왔었지요. 그리고 꿈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곳에서 엄청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어떤 분의 강의를 듣고 있었는데,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지적인 강의 내용이었던 느낌이 들었지요. 그런데 강의가 끝나고는 '정들었던 오랜 친구와 어쩔수 없이 이별해야 한다며' 눈물을 흘리시던 그분-아마도 단재장! 

저도 꿈속에서 눈물콧물 흘리면서 잠을 깼는데, 실재로도 눈물 콧물로 베개가 젖었지요. 

그 후 며칠 뒤 사무실에서 단재장님의 테이프를 듣고 있는데, (이거 들으라고 추천해준) 정사님이 끄라고 하네요. "나간 사람 것 뭐하러 듣냐..." (나가면, 좋았던 내용도 달라지나 봅니다.) 

이 즈음.. 이분과 라인화 되었던 여러 중견급 현단지들의 충격이 엄청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똘똘하신 대빵.... 

이를 오히려, "한 사람"하고만 라인화하여야 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를 강조하는 기회로 삼은 듯 합니다. 남은 자들의 그 한사람을 향한 결속력은 더 강해졌던 겉 같고요. 


전단지가 되신 분은 알 것이고, 곧 그리될 현단지 분들도 아시겠지만. 

남아있는 자를 위해 떠난 자를 추하게 왜곡하는 방법, 그 방법만이 남은 자들의 흔들리는 마음을 잡을 수 있는, 얄팍하지만 유일한 길인가 봅니다. 

그렇기에, 일반인이 현단지 되기는 쉬워도, 현단지가 전단지 되기는 무쟈게 어려운 것 같고요. 

이쪽 정보는 한없이 밝디 밝은데, 반대쪽 정보는 우중충하기 그지없으니.... 그때의 (양쪽을 다 접하는) 혼란은 아마도 대부분의 전단지 분들 뿐 아니라, 일부 현단지 및 회원 분들도 겪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갑자기 제가 심성을 받고, 또 연이은 강도 높은 수련들에 뿅 가서, 지도자를 하려고 가슴앓이를 했던 때가 생각나네요. 그 모습을 지켜보시던 심성동기 아저씨 도우님이 생각납니다. 

이미 그때 소위 '우중충한'정보를 접했던 분으로, 제게 그 정보를 직접 전해주지는 않으셨더라고요. 

"(시리우스) 도우님 보면, 참으로 훌륭한 사범님이 되리라 믿어요, 그리고 정말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고요... 물론 또 다른 믿을 만한 분에게 단학이나 스승님에 대해 들었던 얘기를 생각하면 되도록 말리고는 싶지만..." 

그때는 그 말이 귀에 들어오지는 않았네요. 운명이었나 봅니다. 

그러나 후회는 하지 않지요! 


세도나센터 밖의 지도자들도 재미난 사람들이 많았었지요. 

제가 지도자 하면서, "저리도 아리따운 여사범이 있다니" 할 정도의 분을 보고는 그 미모에 무지 놀랬습니다. 그 이후로 몇개월 뒤, 다시 보고는 또 놀랬지요. 

"그 사이 어찌 저리 변했을까.... 순수했던 얼굴이.. 비록 여전히 아리땁끼는 하지만..." 

자봉 B원사님이 느꼈던 것과 비슷한 느낌 ; "아 뭔가 이상하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나중에 Swan님이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주셨기에 이해는 갑니다만. 

비슷한 케이스인데, 

관사의 귀여운 여사범들은 한 달에 한명 꼴로 사라졌지요. 

현단지 초창기 시절의 저는, "아무리 힘들어도, 어찌 한 달을 못버티고 관두냐... 그런 심정으로 어찌 성통공완하려는지... 어쩐지 얼굴만 반반하더라 했더니..."라고 오해했지만 @@.. 암튼 

"오데로 갔을까...." 그때마다 궁금했었지요. 

(이 부분은 훗날 여건이 되면 다시 말씀 드리기로 하고.. 아마 저보다도 더 잘 아시는 분이 많겠지요.^^) 


제가 ILI시절, 영어를 가르쳐주셨던 미국인을 세도나로 초청한 적이 있었지요. 다분히 개인적인 친분으로 부른 것이라, 다른 현단지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룸메이트 동기에게만 양해를 구했습니다. 고맙게도, 동기가 자신의 침대를 내주고 마루에서 잤네요. 

당시 지도자중에 Kevin사범님이 있었는데, 제가 요 미국인 선생님한테, "당신이 오면 Kevin과 같이 자면 될 것이다"라고 말해주었었지요. 

그 분은 잘못 듣고는 자신을 "Cabin"과 자라고 한 줄 알고 좀 놀랐었다네요. ^^ 


하여간에, 제가 함부로 일반인을 지도자 숙소에 재웠다는 사실을 J모 여사범님이 아시고는 저를 혼쭐을 냈습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이냐! 지도자의 삶을 어찌 일반인들이 이해하겠느냐! 그가 우릴 이상한 단체로 보고 외부에 알리면 어쩌려고 그런 무책임한 짓을 했느냐! 우리의 뜻이 아무리 좋아도, 지금 우리를 컬트족이니, 사이비 집단 이니 하는 말도 있는데, 그렇게 오해받으면 어쩔려고... 그런 생각없는 짓을 했느냐!"라는 식으로 ... 엄청 쏘아댔지요. 

다행히(^^) 이분도, 제가 전단지 되고서 한참이 지나서야 나오셔서는, 

"내가 인생을 걸고라도 단학의 실체를 까발리는데 앞장서겠다. 사이비집단이 겉으로는 좋은 모습으로 치장했는데, 그 위선의 껍질을 벗겨내겠다..." 라고 열변을 토하셨나봅니다. ^^ 


제가 전단지 되려고 귀국 하려 했을때, "너 그러면 내가 도시락 싸가지고 가서라도 말리겠다. 귀국해서 학교 공부 계속한다고? 여기 남으면 내가 그 학교보다 더 좋은 학교 보내줄께.. "라던 비서실의 모차장님! 

다행히(^^) 이분도, 제가 전단지 되고서 한참이 지나서야 나오셔서는, 

결혼해서 잘 지내신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음.... 


요 위 두분 중 한 분에게서, 제가 가졌던 커다란 환상 중 하나가 깨지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송O장-한때 대빵이, 깨달았다고, 더 이상의 퇴보가 있을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고, 대빵 사후의 후임자라고 추대되었던 분-이 정말로 벨락에서 21일간 안먹고 안눕고 안자고 깨달음을 얻은 줄 알았었지요. 그런 분이 왜 퇴보(타락)해서 사범으로 강등되었다가 나가셨는지... 그때는 몰랐지요. 

그런데 알고 보니, 낮에는 차타고 벨락가서 수련하고, 밤에는 다시 픽업해서 숙소로 와서 밥먹고 편히 쉬고, 담날 낮이면 다시 가서 수련했다던데... 

(그 당시 그 사실을 모르고, 정말로 제2의 "신"인줄로 믿었던 수많은 사람들.... 이 생각나네요) 


그분에게 단학은 어떤 의미로 남아 있는지 궁금하네요. 

아니 모든 전단지 분들에게, 그리고 현단지 분들에게도.... 


그냥 오늘은 생각나는 대로 마구 적었습니다. 

누가 누구를 탓하거나 비방하기 전에 그냥 다시 한번 "관찰"해 보려는 뜻으로. ^^ 

제 경우만 본다면, 저는 단학으로 인해 얻을 것만 잘 얻고, 알맞은 시기에 나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행운아였지요. 

그래서 그런 길을 택하지 않았다면, 얻을 수 없었던 값진 체험들, 소중한 추억들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자신을 잃고, 아직 환상을 실체로 여기고 오늘 하루를 보내는 분들이 계시다면. 

진정 자신이 가고 싶은 길 - 가고싶은 길이라고 착각하는 길이 아닌 진정 가고자 하는 길 - 을 찾아서 걷기를 바랍니다. 


물론 제가 그만큼의 행운이라도 거머쥘 수 있었던 이유는, 제가 만난 모든 단학인들 때문이기도 했지만, 

Swan님과의 마지막 며칠간의 대화가 중요하기도 했네요. 



(12) 

셀라맛 자! ( = 시리우스 별나라 사람들의 인사말 ^^) 

모처럼 오전에 잠시 여유로운 시간이 되네요. 요즘 날씨가 화창해서 그런지 집에 홀로 있어도 제 마음도 화창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짧았던 (제가 세도나에 머물렀던) 기간동안에도 자봉들이 꽤 여럿이었더군요. 


어떤 자봉은, 일하다가 사라졌는데, Golf Cart 한 대도 같이 없어졌더라고요. 많은 지도자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찾았었는데, 저 멀리 입구에 골프카트 하나가 꼬꾸라져 있었고, 요 자봉은 방에서 자고 있더랍니다. 

정신 차린 뒤의 해명 : "세도나 밖에서 누군가가 나를 계속 부르고 있었다. 그냥 골프카트가 눈앞에 보이기에 타고 나가는데, 길이 울퉁불퉁하여 차가 크게 흔들려서 운전대를 놓쳤더니... 꽝! 그래서 피곤해서 방에 와서 잤다" 


가끔은, 일반적인 사고를 가진 보통인 이라면 아예 세도나로 자봉하러 오지도 않았을꺼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저라면 세도나가 좋아서 기회와 여건이 된다면 고려해보겠지만..... 그래도 쉽지는 않겠지요. 


또 다른 자봉으로 Ch가 있었는데, 자기 식구가 단학에 빠져서 집에 안들어오길래, '도대체 어떤 곳이길레.. '라면서 찾아왔더라고요. 이분은 전혀 단학 수련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지만 자신만의 주특기는 가지고 있었지요. 

단학 활공사 교육을 하는 사범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이분에게 그 기술을 전수받았다더군요. 그것도 다소 엉터리로 배워가서 전문가인양 하는 지도자도 꽤 되는 것을 보고는 기가 차 했었지요. 

되려 현단지들은 현단지 기준에 입각해, 이 사람을 ‘수련이 덜된’ 미숙아로 보는 분도 있었지만... 


당시 세도나가 보유한 차량이 넉 대가 있었는데, 봉고차 형태의 차량 두 대와, 조그만 트럭, 약간 큰 트럭! 트럭은 거의 작업용이었고, 봉고차는 주로 손님 실어 나르거나, 교육하거나 할 때 썼지요. 

어느 날은 세도나 대장 B단사님이 운영팀장님한테 자동차 열쇠를 달라하시네요. 세도나의 비포장길 운전도 미숙한데다 미국오신지 얼마 안되어 위험하다는 눈치를 주엇으나, 

"걱정 마세요..."라면서 소녀 같으신 모습과 밝은 얼굴로 차를 몰고 가시는 대장님. 인간의 운명은 한치 앞도 모른다더니.. 

불과 몇 십분 지나지 않아서, (아마 헬기도 떴었던 기억!) 경찰이 오고, 다소 어둡지만 그래도 웃는 표정으로 돌아오신 단사님! 포장 도로까지도 다 못 나가시고 꽈앙 들이 받으셨다네요. 


이후로, 자동차 보험회사에서 더 이상 받아줄 수 없다는 통보가 오고, 보험료는 엄청 올랐으며, 운영팀장님의 신용은 많이 떨어졌었지요. 글고, 이때부터 저의 팀장님과 B단사님과는 꽤나 머나먼 사이가 되었고요... 

아마도 (제 기억이자, 제 추측으로는) 이 일이 있고 난 얼마 뒤... 지도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는 사항들 (먼저 편에 나왔던 것 - 미국 체류 연장 경비 또는 비행기 값, 치료비, 기기 파손시 변상비 등등.. 모두를 지도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 이 나왔던 것 같네요. 

사실 그 전에 어떤 지도자가 작업 중, 트럭에 약간의 손상이 입혔던 사고도 있었고요. 

하여간 애꿎은 다수의 선량한 지도자들의 부담만 가중되는 결과를 낳았네요. 

너무 부드러운 대장이 있는 경우, 것도 마음속으로 우러나는 존경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하위 조직들간의 불화가 잦아지는 것도 같습니다. 


언제 한번 언급해드렸듯, 세도나에는 운영, 회계, 교육/힐링, 시설, 식당. 하우스키핑 등의 팀들이 있지요. 자봉들이 오면 그들이 할만한 일들을 찾아, 마침 일손이 필요한 곳에 배치를 합니다. 주로 식당의 설거지부대와 하우스키퍼가 되는 경우가 많았지요. 그들의 배치, 일정 및 시간 관리를 주로 제가 했는데, 

음.... 어디 얌전한 자봉들이 있어야지요. ㅋㅋ 


피곤하다고 그냥 숙소에서 쉬면서 나오지 않는 자봉이 있질 않나, 

세도나 밖에서 자기를 부른다고 일하다 말고 나가는 자봉이 있질 않나, 

자신이 지도자들 보다 특정 분야의 능력이 뛰어나다고(실재로도 그랬지만^^), 주어진 일 안하고 그 일을 주도적으로 하려는 자봉들도 있고, 

거기 까지는 좋은데.. 


단학에서 안 좋은 사람으로 '나쁜 놈'을 들지요. 나뿐인 놈. 

제가 보기에 지도자분들 중에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나쁜 놈은 거의 없는데, ‘나뿐’ 부서는 꽤 되는 듯.... 실로 그다지 의식이 높지 않은 사람들이 스스로들 꽤 높다는 듯 도인흉내 내려다보면 그럴 수밖에는 없던 것 같지만요. 

다른 곳에서 일 잘하고 있는 자봉을, 자신의 부서에서 지금 당장 필요하다고 데려가서 일을 시키는 지도자들 땜시... 


어느 날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데, 식당 주방장께서 분기탱천한 목소리로 저를 부르더니, 설거지하라고 하네요. 두 명이나 배치시켰는데, 다 어디를 갔는지.. 

거기서 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손님 많이 온 날 설거지 한번하고 나면 삭신이 쑤시는 경우가 많았지요. ^^ 

아마도, 몇 번은 그렇게 제가 혼자 설거지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주로 교육팀이나 힐링팀에서 교육보조자용으로, 힐링 프로그램 진행용으로 데려간 적이 많았습니다. 밥 안 먹고는 교육할 수도, 힐링할 수도 없는데요 

그런데 요 위 두 팀에서 재미난 일들이 많이 생겼는데요. ^^ 


어느 날 따땃했던 오후! Ch가 저쪽에 주차된 작은 트럭을 보았는데, 그 차가 계속 흔들흔들... 

'야 이상하네, 차가 혼자서 흔들거리네...' 하면서 그쪽으로 갔지요. 가까이 가자, 차안에서 황급히 나오는 두 남녀사범님. 땀이 송골송골! @_@ 


어떤 날에는, 다리가 무지 삔 손님을 활공한다고, 세도나에서 최고 비싼 활공료를 받으시는 H 님이, 손님 발목 부근에 손을 놓고 움직이면서 기를 넣는다고 하는 모습을 본 Ch. 하도 어처구니없어서, 직접 관절 교정해주고, 마사지 해주어 낫게 해주었지요. 황당한 치료받다가 제대로 교정된 후 무지 감사해 하는 손님. 

Ch왈 "기 넣을 때가 따로 있고, 물리적인 힘과 기술을 동원해야 할 때가 따로 있는데... 무작정 손만 대고 있으니.. 내원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활공한다는 것 보면 무지 답답해서리.." 


그런데, 이분은 세도나에서 몇 개월 머물고 나니, 의통 능력이 어마하게 증폭되었지요. 귀국한 그 다음 해에만 의사도 포기한 말기 암 환자들을 비롯하여 암 환자 여럿을 치료해주는 등, 그쪽 세계에선 알아주는 사람이 되었고요. 

제 어머님도 허리가 아프셔서 갑자기 거동이 거의 불가능해진 적이 있었는데, 삼성의료원에서 첨단 기기 이용해 근 한 달만에 나온 결과와 동일한 진단을, 이 분은 엄니 허리에 손대고 잠시 느끼더니 정확히 맞추네요. 글고 병원에선 '그냥 조심하십시오. 약 드세요' 라는 말로 끝! (수십만원의 치료비치곤... 서양의학의 맹점이라겠네요) 

이분은, 기를 넣고 빼고, 그 전에 익혔던 기술까지 동원해, 누워서 옴짝달싹 못했던 사람을 걷게 만드네요. 

역시 세도나 기가 쎄기는 디더! ^^ 


어떤 자봉(S)은, 그곳 모단사와 가까워져서, 많은 얘기들을 서로 주고받았는데, 저를 믿고는 제게만 그때의 주요 얘기들을 종종 전해주곤 했었습니다. 

당시, '단군상'으로 좀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지요. 

일단 많은 회원들을 만들고, 그 화원들의 활약상을 보여주어서 대빵의 단학이 이만한 위력이 있음을 세상에 보여주어야 겠기에, 어떤 구심점이 필요했지요. 

모 단사가 S에게 무심코(?) 한 말, "단군상이 뭐가 중요하냐, 단군이고 뭐고, 다 스승님의 방편이지. 그래야 회원들이 심정을 갖고 움직이는 것 아니겠냐!" 

“... ...” 

그때 회원들 중 단군상을 단지 방편으로만 여기고, 열정을 바쳤던 분이 얼마나 될런지... 


어느 해에는, 뇌내혁명으로 유명한 하루야마 시게오 박사를 대려와서 목천에서 어떤 행사를 한 적이 있는데, 이때 S가 도우미로 갔었지요. 

제 기억으로는, 단학(또는 대빵)의 주특기 중 하나인, 사람들 동원해서 어떤 분위기 만들고, '봐라! 대단하지? 그러니, 너도 동참해라!'라는 식의 행사였던 것 같던데요. 

닐도날드월시는 한때나마 (어쩜 지금까지도) 그런 분위기에 넘어갔는지 모르겠지만, 시게오 박사는 좀 얼떨결에 동참하는 척만 했던 것 같다는 S의 이야기... 

그런데, 목찬 식당에서 다들 밥먹고 나간 뒤, 대빵과 측근들만 식사중이었다네요. S는 도우미하다가 식사가 늦어져서 고 뒤에서 조용히 먹고 있었다는데... 대빵 일행은 S가 같은 편인 줄 알았나봐요. 

고 무렵이 김지하씨가 경찰에 신변보호요청 하던 때인데... 

"김지하 이XX, 가만두면 안되겠어... 무슨 조치를 취해야지..." 꽝! 

득도하신 분께서, 어리석은 중생(?) 한사람 때문에, 밥 먹다 말고 밥상을 주먹으로 씨게 치셨다네요. ^^ 

그때는 이미 단학에 별 관심이 없던 저로선, 앵무새같은 지도자들이 머리 깎고 시위한 것 외에 무슨 조취를 취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앵무새 : 진위여부 안따지고 위로부터 들은 말 고대로 따라하는 사람들! 아니라면 지송!! ^^) 


아무튼 자봉들 중 좀 뛰어난 인물들로 인해, 또 자신보다 우수하게 보이는 동료지도자들로 인해, (의식의 레벨이 누구말대로 600 이라면 당근 없어야 하건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의식이 쌓이는 현단지들이 생겼나보네요. 

질투와 시기! 

힐링댄스의 L사범님 말대로, 외부나 내부나 지지고 볶는 것은 매한가지! 

더군다나, 그렇게 폐쇄적인 공동체에선 뒷다마(^^)가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았네요. 

그런 입들을 모아모아 온 이가 바로 AY 였습니다. 


세도나에서 중요한 여사범! 

제가 법복을 벗으려 하자, '여기선 희망이 안보여요?'라면서.. 자신의 과거를 한편의 스토리로 만들어 얘기해주었지요. 결국 아직 처녀라고.... 

AY 왈 "(시리우스)사범님한테도, 그 여사범이 자기 처녀라고 했어요? 웃기지 마라고 그래요... 다른 사람에게도 그런 말 했던 것 같기에, 내가 단번에 꼼짝못하게 만들었지요." 

"'처녀가 걸음걸이나, 책상에 앉은 자태가 왜 그러냐'라고 강하게 찔러대니, 꼬리 내리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AY는 (대빵에게도 그런 말 했을 정도니) 그간에 뽑아낸 사범들의 숨기고 싶은 비밀들을 거침없이 쏟아내었지요. 


중요한 여사범을 잡아 두기위해, (누구의 명인지..) 모 남자사범을 이용해 성적으로 묶어두었다는 사실. 

겉으로 그렇게 순박하고, 착하고 선량해보였던 C사범님. 속으론 누구를 싫어하고,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거기에 자봉들이 자신의 일까지 자신보다 더 잘해내니, 피해의식 쌓였으며, 

아기 사진 달력을 걸어두던 사범님! 거의 아무도 눈치 못챈, 그녀가 미혼모로 한국에 두고 온 아기 생각에 그리워했다는 사실. 

세도나 바깥 지도자중 어떤 여지도자(AY는 특히 이 사람을 무지 싫어했는데요^^). 원하는 남 지도자를 꼬시는데 선수라면서... AY가 좋아했던 지도자도 이 꾀임에 넘어가서... 음... 


그 외에도, 듣기에 머리 아픈 내용들이 참 많았지만... 

사실인지 확인할 수 없었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지요. 그 당시 저는 

이미 '스승'에 대해 회의를 가지고 있던 터라, 그런 말들이 별로 귀에 들어오지는 않았으나, 적잖이 놀라기는 했습니다. 


그렇게, 세도나의 거의 모든 지도자들을 파악해버린 AY와의 월하(月下)대담은, 제게 새로운 관점을 열어주는 기회가 되었지요. 길 수도 짧을 수도 있었던 단학인 시절의 제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보이면서.... 


단학지도자! 

스스로 천부성에 가는 청룡열차를 탔다고 안심(?)하면서, 또한 스스로 높은 의식수준이라 자신하면서, 살아있는 신을 스승으로 모시는 천운을 얻었다고 생각하는 사람! 그러면서도 천부성행 청룡열차에서 떨어질까 두려워하는 사람! 

그 정도만 되어도 좋으련만... 

결국은 다른 이들과 같이, 그냥 그렇고 그런 사람들이라는 것. 

어찌 보면, 더 큰 피해의식과 더 큰 욕심을 가공의 비젼으로 덮어버리고는, 스스로는 밝음과 강함뿐이라고 애써 위안하는 사람. 

허울뿐인 비젼을 지키기 위해, 외부정보에 귀를 닫아버린 누구의 며느리들.... 

그러나, 결국은 허상을 참진리라고 굳게 믿어버린 순수하고... 어리석고... 착하고... ... 


이분들도 삶을 살아가는 여러 방식 중 하나를 택한 사람들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제가 그러했듯... 

진정으로, 현단지가 “지도자”로 보이지 않고 사람으로 보여졌습니다. 


(여담인데, 옴진리교가 망가지는 순간까지도, 그 진리를 지키기위해 남아있는 사람 중에, 동경대 교수나 학생도 많았다지요! 허상이 이미 진실이 된 사람들에겐, 외부의 소리가 귀에 들어가지 않나봅니다. 음.. 슬프도다!) 


그러면서 이제는 정말로 제가 원하는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저 스스로에게 줄 수 있었습니다. 

남아도 자유롭고, 나가도 자유로운... 편안한(?) 선택! 

저는 ‘춤을 추는 여인’을 찾아갔지요. 


(13) 

안녕하세요, 시리우스입니다. 오랜만에 뵙네요. 

요즘, 일들이 좀 생기기도 하고, 또 자동차 충돌사고도 나서요. 마음과 머리가 좀 아픕니다. 

차를 몰고 가는데, 성미 급하신 울엄니께서, "오른쪽으로" 하시면서 손을 뻗으셔서, 고 손땜시 옆이 잘 안보이는 상태로 우회전 했더니 왠 차가 와서 들이받네요. 그 차는 속도를 줄였기에 큰 사고는 없었지만, 제 차의 뒷부분과 충돌했던 터라... 되려 그것이 그분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하였고요. 지금도 그분께 맘이 많이 죄송스럽습니다. 

그분 생각엔, 제 잘못이 큰 줄 알고 보험회사에 연락하시는데, 저는 '그냥 유야무야 하시는게 좋을텐에요...' 라고 하려 했지만, 완강하시네요. 급작스레 들어갔던 제가 잘못이 더 크다고 저도 생각하지만, (충돌 부위가 중요한지라) 보험회사 직원의 판정은 정 반대네요. 

휴.... 세상은 삐까 뻔적 거꾸로 돌아가기도 하나봄니다. 


자동차 충돌 하니까. 바둑용어 '자충'이 생각나네요. 

두다 보니까. 어느 순간 두어야 할 곳에 내가 두면, 도로 내가 당하게 되는 경우를 두고 쓰는 용어지요. 첨부터 자충인줄 알았다면야 누가 그리하겠습니까마는, 인간사에 자충은 참으로 많더이다. 


"시리우스 사범님, 어여 이리와봐요." 

Ranch house (지도자숙소) 들어가니, Swan님이 급히 저를 부르네요. 저는 대빵 사진 앞에 서있는 Swan님에게로 걸어갔지요. 

"저 사진 보면서 제가 하는 말 따라해봐요" 

싱글벙글 (마치 결과를 이미 알고나 있듯이) 환하게 웃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시네요. 

"일쥐 이 돼지 새끼야!" 

전 눈이 휘둥그래졌습니다. 의아한 표정으로 Swan을 바라보며, '하루 종일 노닥거리시더니 이상해지셨나.. 아님 어서 재미난 얘길 들었나'라고 생각했지요. 

"깔깔깔, 호호호, 꺄르르.." 저를 보면서 무지 오래도 웃으셨더라고요. 그때의 모습과 웃음소리 아직도 선하네요. ^^ 

사실, 당시 저는 이미 환상이 깨질 만큼 깨졌던 것 같은데도, 그 말은 참으로 나오기 어렵더이다. 

"이 돼...."까지는 나왔지만.. ^^ '음... Swan님도 AY와 대화를 좀 했구나'라는 생각만 들었지요. 


그러면서 Swan님이 대빵에 대해서 기나긴 애기를 해주신 기억이 납니다. 참으로 오래 전 일이고, 그간 거의 관심 끄고 살아와서 그 중요하고도 생생했던 말들을 지금은 불행히도 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스승님은 지구에 오셔서 정신 수련 단체를 만들고 이끄는 일을 하시려고 아주 여러 번의 생을 사셨어요. 남자로도 또 여자로도 사시면서, 정말 고통 속에서 수행하는 삶을 살았던 적도 많았고요. 그때마다 인내하고 절제하고.. 또 그런 인생을 살 때마다, 후세에 다시 만나 같이 일할 사람들과 인연도 만들고... 그러면서 욕망을 버리고 극기하는 수련의 삶도 살아온 생이 많아서.... " 

"네..." 

그 말씀을 하시는 Swan의 얼굴 표정과 목소리, 그리고 그때의 느낌은... 

제가 비록 수 백 명 정도의 지도자뿐이 접하지는 못했지만. 감히 말하건데.. '아.. Swan 만한 영적인 지도자가 또 있으랴' 대부분 말뿐인 영적, 정신적 지도자이지. 진실로 영적이고 심적인 생활을 몸소 보여주는 이 그 누구이던가... 


계속되는 그분의 말씀 

"그런데 어느 순간 스승님은 어떤 경지에 도달하셨어요. 거기는 깨달음의 경지는 아니지만... 왠지 깨달은 것 같이 느껴지기는 해요. 문제가 바로 거기에 있는 거여요. 스승님은, 스스로 한 행동에 대해선 더 이상 죄의식은 느끼지 않는 상태가 되었어요. 스승님은 옳다고 생각되는 뜻대로 하시지만, 그로 인해 상처받고, 피해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하신다면... 정말 그리 하셔서는 안되는데... ... 아무도 그 사실을 직시하는 사람 없고 충언하는 사람 없네요." 

"..." 


"스승님이 욕심이 많아 보이지요. 어쩔 때는 스승님은 욕심 부린다는 것조차 스스로도 모르고 계셔요. 지나온 여러 생애동안, 너무도 없이 억압받고 억제하며 살아와서... 이제 그 분출구를 만들고 해소하고 있어요... 문제는 아까도 말했듯이 죄의식을 느끼지 않으면서 그러신다는 거여요.. ..." 

"꼭 돼지 같지요? 어떤 회원님께서 스승님께 그렇게 대들었다는데.. 꺄르르... 1000명의 지도자 합친 것보다도 훨씬 더 용기 있는 분이더라고요. 돼지 같은 부분이 있으면, 사실이 그렇다고 알려드려야 하는데, 목숨걸고 그 점을 지적할 제자들이 거의 없어요.... " 

Swan님의 그런 눈빛은 저도 처음 보는 것이었지요. 음... 역시 "수행"정사가, "일"이나 하는 단사나 선사들 보다는 나을 수도 있구려... 


뜻을 위해, 비젼을 위해, 스승을 위해 '뭐가 되어도 좋습니까?'라는 물음에 '아니오'라고 답하고 지도자 된 분은 없으리라고 봅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그런데 그 스승님을 위해, 그 스승님이 제대로 비젼을 달성하게끔 자신의 목숨을 걸고-즉 뭐가 되어도 좋을 각오로- 간언을 하는 이 없네요. 정말로 어렵지요... 혼란스럽고... ㅠㅠ 

이것을 두고 현단지들의 '자충'이라 할만한가요? 

지금껏 간언하고도 딴세계에 남아있는 분 있는지 몰겠네요. 


대빵 또한 자충 수를 많이 두시는 것으로 유명하지요. 

'너희들은 다 깨달았다. 의식 레벨 600이다. 그냥 믿어라' 

'결혼하지 말라. 결혼하면 성통 하기가 10배 더 어려워진다' 

'단학선원은 도인 공장이다. 도인들을 많이 '배출'하는 곳' 

원명사 앞에서, '원 명사님들의 도움이 큽니다'.. 아마 98년도 지도자 앞에서 '원명사 믿지말라. 우리끼리 ...' 

... ...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지요. (자유게시판 등에 가면 많이 나오더라고요 ^^ 저도 여기가 단지 안티가 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보지만... 당분간은 털어버리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당분간만요... ^^) 


대빵과 제자의 쌍방 자충일 경우... (이런 경우도 많을 듯) 음.. 그러면 '빅' 이되나요. 말그대로, 아무도 서로 건드리지 않으면 그냥 비기는 거지요. 

아마도 20년동안 단학이 지탱해온 이유 중 하나가 이 빅 때문이 아닐까도 싶네요. 


여하튼 

사실, Swan님의 이야기를 들은 후, 저는 더더욱 몽롱한 상태에서 상념에 잠기는 현단지가 되었지요. 이 일 말고도 또 다른 일(My Soul Mate)이 엮여있었으니까요. 거의 얼간이처럼 보이기도 했을껍니다. ^^ 

무지 많은 생각들과, 지난날 제 모습들이 '휘휘휙' 지나가면서... 


세도나 처음 발령 받고 저녁 먹으러 팀장님과 식당으로 걸어갔던 때가 떠올랐지요. 

"시리우스 사범님은 꿈이 뭐지요?" 팀장님의 질문! 

'아니 지도자에게, 무슨 그리 실없는 질문을 하시나이까....'라고 생각하면서 대답했지요. 

"당근, '홍익인간 이화세계'지요. 그 외에는 암것도 없습니다." 

그때 제 옆 약간 뒤에서 걸어오시던 팀장님, 더 이상의 말씀이 없으시더라고요... 


어느 날, 스승에 대해, 단학에 대해, 비젼에 대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에 대해... 골똘이 생각하던 날, 그렇게 한참 생각한 뒤 저는 팀장님 방으로 갔습니다. 

저와는 다소 취향이 달랐던 음악을 듣고 계셨던데, 제 얼굴을 보시더니,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하셨던지, 침대서 벌떡 일어나시네요. ^^ 


"팀장님" 

"... 왜요? ..." 

"팀장님은 꿈이 뭐세요?" (ㅋㅋ 저는 생각보단 꽤나 짓궂답니다) 

눈이 동그래지시더니... 생각에 잠기시네요. 제 탁기(?)가 전파되고 있었나봅니다. 


아마도, 그렇게 긴 시간을 늘 같이 있었으면서도, 서로의 가슴속에 담긴 말을 주고받은 적은 그때가 처음이었을껍니다. 


팀장님은 천주교를 믿으셨는데, 어떤 신부님 애기를 해주셨더라고요. 그 신부님도 '도'에 관심이 많았던지, 깨달음을 얻고자 (음.. 구원을 받고자... 라고 해야하나요?) 모진 긴긴 세월을 지내셨다네요. 그렇게 나이는 들어, 백발이 다되었는데도, 그 해답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이제는 마음을 비우고, 해가 지는 바닷가에서 황혼의 백사장을 걸으셨답니다. 밀려 오고가는 파도소리와, 모래를 밟는 자신의 발자욱 소리를 들으며... 

그러면서, 아주 조용히 그리고 부드럽게, 깨달음이 오셨다네요. (그게 뭘까요? ^^) 


제 결심을 말씀드렸더니, (전 무지 혼나고 반대하면 어쩌나 걱정을 했었는데...) 

"축하드려요. 시리우스 사범님!, 혹시 기억나요, 제가 사범님 처음 이곳 온 날 꿈이 뭐나고 물었던 것?. 그때 사범님 대답듣고, 무슨 앵무새가 사람 말 흉내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지요" 

"아, 이제야 사범님의 가슴이 열린 것 같네요... 참 힘들지만 좋은 결단 내리셨어요. 다른 사람은 반대하더라도, 나는 사범님의 결정을 끝까지 지지해줄께요." 

진실된 마음이면 통한다더니... 그간의 제 현단지 시절의 마음은 어때했을까도 새삼 생각했었지요. 


'환상' 

(중요한?) 여담이 될런지 모르겠지만, 

제가 가르치는 학생이 한명 있지요. 지금 대학교 1학년인데, 고등학교 시절 원체 공부를 안 해서, 제가 기초를 다져주고 있지요. 대학생이라, 수업 끝난 뒤, 주로 밤에 그 학생 집에 가서 지도해주는데.. 

어느 날은 낮에 와달라 합니다. 그날은 수업이 없다면서요. 

제 예감엔 왠지 있을 것 같아 전화하라니까, 이 학생이 A에게 전화를 하니, A는 잠시 기다리라며 B에게 전화를 했나봅니다. 잠시 뒤 B는 이 학생에게 '수업없지?'라고 전화하네요. 이 녀석은 '없는 걸로 알고 있어'라고 답하니, 그 답이 A를 거쳐서 다시 이 학생에게 왔지요. '수업 없음'이라고. 

제가, 아무래도 미심쩍어, C에게 전화 해보라 했더니.... 

지들끼리만 수업이 없는 것으로 완전히 믿었던 것입니다. 


'이 돼지 쌔끼야!'는 제가 만든 환상을 깨뜨리기 위해 던지는 거대한, 그래서 무지 무거웠던 돌맹이였지요. 

그 환상은, 얼마나 많은 지도자분들이 저와 비슷하신지 몰겠지만, 거의 '제 자신'이라고 까지 여겨졌기에, 도저히.. 그 돌맹이를 던졌다가는, 제 존재 자체를 무효화하는 것 같아 두렵기까지 했었지요. 

그러나.. 

결국은 던져야하는... 


다시 며칠이 지난 날, Ranch house에 들어갔지요. 

이즈음... Swan님은 92년도(가물가물???) 히트 송 테이프를 즐겨듣고 계셨지요. 

'아침에 우유한잔, 점심엔 패스트푸드.. '로 유명헌 "도시인", 변진섭의 "가장 슬픈 날의 왈츠" 등이 있었는데, 

92년도 겨울.. 라디오에서 조청원의 '춤을 추는 여인'이라는 노래를 들었을 때... 왠지 온몸에 (미약하지만) 전율같은 것을 느꼈었지요. 


이때 그 '춤을 추는 여인' 노래가, 랜치 하우스에 울려퍼지고 있었습니다. 

오래전 제게 전율을 주었던 그 노래 속에서, Swan 님이 방글방글 거실로 나오시네요. 

"사범님, 제가 하는 말 따라해볼레요?" 

저는... 음... 

정말로 힘들더군요... 

그래도 Swan님 귀에는 잘 들리도록 얘기했지요. 


"깔깔깔... ㅎ ㅎ ㅎ ... " 

그 맑던 눈빛 다시 보고 싶습니다. 



(14) 

셀라맛 자! = 시리우스 인사말로 "하나가 되세요, 기쁨 속에 머무시길" 이라는 뜻입니다. 

세도나 하면 떠오르는 수많은 추억들 중, 나의 환상을 깨어준, 또 그 무시무시한 충격으로부터 방패막이 되어준, 두 여인이 무엇보다도 가장 강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한 여인으로 인해, 사람이 태어나서 반드시 경험해야 할 것(=사랑)을 배웠고, 또 다른 여인으로부터 그 사랑을 키워갈 수 있는 기회를 보호받았습니다. 

(이 이야기가 시작되면, D세계에서는 이제 제가 누구인지 구체화되겠지요. ^^ 이번 편 글로 인해 거의 할 말은 다한 샘이 되니, 이젠 두려울 것도 없습니다. 따지고 보면 상당히 부드럽게 완화된 표현만을 했으니 별로 말한 것도 없지요. ^^) 


사실 저는, 두 여인이 아니었더라면 그리고 정보가 왜곡되어 들어오는 선원쪽 지도자였다면 아직도 현단지로 있을지 모를, 그렇게도 고지식한 "순박"둥이 입니다. 

그냥 위에서 "이렇다"하면 정말 "이런 것이구나"라고 믿고 그냥 따르고 행하면서 지도자 되기까지의 과정을 걸어왔지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중심만큼은 놓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나는 그대의 삶을 뒤흔들고 싶다"라는 책이 있었지요. 당시 명예사범이던 장모 사범이 권해주었길래 읽었는데, 제 삶은 별로 흔들리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그 책에서 기억나는 것 중 하나는, 

*깨달음을 갈구하던 어떤 이가, 사기꾼을 스승으로 잘못 믿고, 시키는 일만 죽도록 했었지요. 이 사기꾼은 그래서 굉장히 부자가 되었고 이제 슬슬 "소용이 다되어 쓸모 없게 된 노예"(=제자)를 제거하고 싶어졌습니다. 천길 벼랑 끝 낭떠러지에 있는 나무에 제자를 매달리게 하고는 "손을 놓으면 깨닫게 되리라" 말했던 것이지요. 물론 제자는 시키는대로 했고, 낭떠러지로 떨어져 죽었습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을 위해선,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야 하건만... 애석하게도....) 

그 제자는 떨어지면서 모든 것을 알아버린 것이지요. "나"와 "진리"에 대해... 즉 깨달은 것이지요.* 

그 글을 보고는 이상하게도, "그럼 스승이 실재 어떤 사람인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마도 제가 지도자 되기까지, 그리고 현단지 되어서도 그토록 스승을 가슴속에 넣으려 했는데 번번히, 아슬아슬하게 실패하게된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닌 가도 싶습니다. 


하여간, 한국서 각종 수련 및 불타는 심정의 약발 덕에, 파죽지세로 지도자 면접까지도 통과했으나, 눈이 나빠 불합격했네요. 별로 기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더 좋은 결과가 기다릴 것 같은 예감! 

미국지도자는 눈 나빠도 갈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지요. 


집안과 친지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 굳건한 의지 때문에 또 어떤 운명에 의해서도, 결국은 미국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미주지도자 교육을 받으면서도 참 따땃하고 즐겁고 행복했지요. 

그런 뒤 세도나 발령 받고 (그간 이야기 해온 바대로) 재미나게 지냈고요... 그러던 어느 날! 

세도나 식당 설거지가 너무 힘들다기에, 자동식기세척기를 사러 피닉스로 갔습니다. 제 사제들이 될, 미주지도자 교육받고 있는 구여운 도반들이 있는 곳으로요. 

저는 옛 추억을 그리며, 제가 공부했던 교실로 들어갔지요. 

교실은 텅 비었는 줄 알았는데 (뭘 깜빡 잊고 놓고 나온 것을 다시 들고 막 나가던) 교육생이 쑤욱 하고 나가더라고요. 불과 1초도 안 되는 사이에.. 너무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강한 기운의 느낌이 아닌, 이제껏 제가 강도 높은 수련하면서 느낀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느낌. 부드러운 듯 엄청 강하게 다가오는 에너지! 


사실 저는 그 전까지 사랑이 뭔지 몰랐습니다. 특히나 운명적인 사랑이야 말할 것도 없고요.. 

한동안 저는 (그게 상사병인지도 모른 체) 사무실에 앉아 가끔 넋을 잃곤 했지요. 이상하게 제 앞에 있는 저 책상에 그녀가 앉아 있는 듯한 느낌! 아니 그랬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 


* 제가 좋아하는 책 중에 "갈매기의 꿈"의 저자 Richard Bach가 쓴 자전적 소설 "Soul Mates"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영혼의 동반자"라는 제목으로 나와있는데요. 전단지가 되어 열린 마음으로 그 책을 보고 배운 바가 많지요. 영혼의 동반자를 만나려는 간절한 소망을 지닌 리처드 바크, 결국 그가 영혼의 동반자를 만나게 되기까지.. 또 그 사랑을 유지하는 과정이 생생하게 나와있습니다. * 


Richard 못잖은 저의 간절함이 통했던지, 아님 정말로 운명이었는지, 당시 미주지도자 교육생 중에 단 1명이 세도나에 오기로 되었는데.. 

바로 그녀였지요. 전 그날 밤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제 팀장님께서 친히 그녀를 피닉스에서 세도나로 데려왔는데 (팀장님이 그렇게 고마워 보인 적은 첨이었지요^^), 넘 늦어서 먹을 것이 없었습니다. 제가 식당 청소하고 뒷정리하느라 유일하게 홀로 식당에 있었지만 줄게 없어서... (아마 빵과 음료수 정도...) 

피닉스에서 1초동안 보고 근 두어 달만에 다시금 몇 초 동안이나마 보게 된 것이지요. 

첫사랑의 설래임을 아직도 간직하고 계신 분이라면 그 느낌을 아시겠지요? ^^ 


그런데 제가 그렸던 그림 - 그녀와 같이 사무실에 앉아있는 모습- 은 쉬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야외 작업이 많아서 그쪽으로 발령 받아 고생 많이 하네요. 저는 어떻게든 도와줄 것이 없나... 고민고민.. 

이때가 되어서야, J사범님이 왜 그렇게 피곤해하면서도 B여사범님 일까지 도맡아 했는지 이해가 되었지요. ^^ 


당시 저 또래 사람이라면 벌써 체험하고도 남을 경험을 그때서야 SM(=soul mate)을 통해 하고 있었습니다. 조금은 지치고 힘들어하던 시기에 새로운 활력이 생기게 된 것이었지요. 저는 더더욱 신이났고 건강도 넘쳐났습니다. 

그래서 일과 마치고 밤마다, (제 숙소는 사무실 뒤쪽이고, Ranch house는 앞쪽으로 쫌 오래 가야하는 데) SM의 숙소인 Ranch house로 발걸음을 정했습니다. 안그래도 세도나의 밤은 아름다운데, 제 가슴속의 싹트는 사랑으로 인해 더욱 황홀해 보였습니다. 

랜치하우스에는 반가운 Swan, J, B, P, L, JH, W, PK 등등의 사범님들이 있어 그 자체로도 기분 좋은데, SM으로 인해 더욱 밝아보였고요. 

잠 자러 제 방으로 가기가 싫었습니다. 그래도 내일을 위해 그 어두운 길을 아쉬움과 함께 걸으면서... 

어느 (정말 암흑 속 같은) 어두운 밤, 발을 잘못 디뎌 구덩이에 빠져 옷이 찢어지고 상처에 피도 나는데.. 

하나도 안아팠지요. 그래도 싱글벙글... "낼부턴 후레쉬를 가지고 다녀야겠다"라고 생각했을뿐. ^^ 


초창기 이런 제 마음을 유일하게 알아주었던 Swan. 그분도 운명의 그림자를 보았던지, SM과 간간히 대화를 했나봅니다. 

따끈따끈한 지도자 초창기 시절의 순수함! 그련 SM에게 Swan님의 말은 모두 좋고 그대로 따를만했었나 봅니다. 

Swan님이 SM에게 기가 막힌 말을 했지요. 

"SM 사범님은 가슴속에 사랑이 많아요. 그것을 베푸세요. 누군가를 사랑하세요." 

"..." 

"시리우스 사범님을 사랑해보세요" 

아마도 그 다음 날부터, SM은 더욱 저에게 마음을 열어주었지요. 

"시리우스 사범님, Swan정사님께서, 저더러 사범님을 좋아하라시네요" 

"♡" 


우리 둘은 며칠에 한번씩은, 달님 별님을 구경꾼으로 두고는 세도나 영내를 돌아다녔습니다. 갔던데 또 가고, 그리고 또 가도 별로 지겹지가 않았지요. 

어느 날은 거의 새벽이 다 되도록 제 어린시절부터 그때까지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누군가가 그렇게 긴 제 이야기를 들어준 적은 지금까지도 그때 단 한번 뿐이었지요. 

SM도 자신에 대해, 뜨믄뜨믄 이야기 했습니다. 

눈치체신분들도 있겠지만, 제 기억력은 무지 좋은 편이나, SM은 그렇지 않아요. 

그래도 의식 저편엔 "모든 것"이 담겨져 있지요. 그 "모든 것"이 운명을 만들어 가나 봅니다. 



그녀는 어떻게 미국에 왔을까요? 

유일하게 대빵이 고마운 것이 바로 이점입니다. ^^ 

SM이 한국에 다니던 지원에, 대빵이 행차하셨지요. 지도자와 회원들을 모아놓고 강천을 한답시고는, SM을 맘에 들어했나 봅니다. 

뒷일이야 눈에 보이듯 뻔한데.. 그 지원 지원장님, 그 지역장님은 누구의 명을 어떤 식으로 받았는지, 제 SM을 붙들고는 이상한 말들을 많이 하게 되었다네요. 

평소는 그렇게 신경도 많이 안썼으면서 갑자기 SM더러 

"미국지도자해라! 너가 가면 할 일이 있다" 

"가고는 싶지만, 몇 달 더 있다가 가고 싶어요" 

"지금 "하늘"이 널 부르고 있다. 빨리 가야한다. 어서 준비해라" ... 자꾸 재촉을 하네요. ^^ 

(그 하늘이 과연 어떤 하늘일까요? 돌이켜보면... 꼭 그 하늘만이라고 보이지는 않네요) 

그리하여 SM은 어서 가야한다는 소리에, 어서 저를 만나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가까워지던 어느 날 밤! 

세도나 지도자들이 천제단에 모여 모닥불 피우고 음악들으며 하늘을 바라보았지요. 

음.. 지금도 그때의 평화로움 그리고 풍요로움... 잊을 수 없네요. 

제 바로 앞에 SM이 앉았지요. 별을 보고, 가끔 저를 보고.. 

지도자들 중 자발적으로 나가서 단공이나, 어떤 특기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저 바라보며 즐기는 지도자들도 있고요. 그냥 그렇게 포근하게 밤을 보냈지요. 


담날, 저의 Off-Day, 물론 그날은 SM의 Off-Day! 왜냐믄, 제가 off-day 만드니까용 ^^ 

그녀와 방에서 솜사탕 같은 얘기들을 했지요. SM은 어제 하늘을 보고 저를 보고 하면서 하늘에게 어떤 소원을 빌었다 하네요. 그것이 뭐냐고 물었지만, 끄끝내 대답해주지 않았지만... 

이미 기존의 능력에 Swan님에게 배워 업그레이드된 독심술(^^)로 그것이 무엇인지 알았지요. ㅋㅋ 

"SM사범님 나 라면 끓여주고 싶다는 소원 빌었지요? 그러니 어서 끓여줘요. 배고파!" 

"그런게 포함되기는 했지만, 그런 소원 아니여요.... ^^" 

결국 라면은 제가 끓여주었으나, 그 소원이 뭔지는 서로 알고 있음을 눈빛으로 알았지요. 

아니, 그것은 독심술은 아니고... 영혼의 동반자들이 주고받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대화였던 것 같습니다. 


-이런 내용은 쓰다보면 넘 길어질 듯 하여... 


그런데,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