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뇌과학 관련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 입니다.
글쓴이Cogneuro날 짜2009.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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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심리학과(biological psychology), 인지과학연계전공을 같이 공부하며
대학원에서 뇌과학협동과정에 진학하고자 하는 뇌과학분야에 종사하길 희망하는 학생입니다.

곧 있으면 한국뇌연구원이 생기게 될텐데(어떤 이름으로 바뀌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 이승헌씨 집단이 운영하는 한국뇌과학연구원과 햇갈리지 않게 되길 바랍니다.

매일 과학자가 되라는 세뇌를 받으면서 생활하는 과학도의 시각으로 보기에..
솔직히 말씀드려서...뇌교육 어쩌고 하는 것들은 모두 너무 터무니가 없습니다.
제 전공분야가 뇌가 아니더라도...소위 과학한다는 친구들 누가 봐도 터무니 없게 보일겁니다.

이승헌 원장은 정치력이 대단합니다.
조장희박사나, 안토니오 다마지오 같은 국내외 유명 과학자들을 초청해서 연설을 하게 하거나, 공동연구를 해서 뇌호흡, 단학, 뇌파진동이 마치 과학적으로 검증이 다 끝난 것 처럼 홍보를 합니다. 그래서 일반인들은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감감 무소식입니다.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에 아는분이 있습니다..그분이 몸담고 있는 곳에서 HSP연구를 했으나 도대체 결론을 찾을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과를 얻은것 처럼 홍보를 하고 다녀서 어이가 없었다고 하시더군요..뇌호흡, 단학, 뇌파진동 등을 통해서 상업적인 이득을 취하려는 의도가 깔려있음이 명백하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햇갈려서 교수님에게 결국 메일로 물어봤습니다.
교수님은 다음과 같이 열변을 토하시더군요..

과학적 발견사에서도 맹목적인 믿음을 가진 이가 승리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실례로 신의 섭리를 과학을 통해 밝혀보겠다던 광신도 로버트 보일, 산소를 '불입자'로 가정하고 산소만으로 생명현상을 규명해보겠다던 산소 광신도 라부와지에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이들도 과학적 작업의 타겟은 우선적으로 '반복적으로 나타나지만 설명을 요구하는 현상'에 집중되어 있다. 그리고 이들의 맹목적 믿음은 '도구의 제약성 속에서 방법론의 단순화라는 미덕'과 맞물려 제한된 범위 내에서 그런 현상에 대한 설명력을 제공하는 믿거름이 된거다. 그러한 설명력이 결국 이들을 과학자로 부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그들의 맹목적 믿음이 규명된 것은 아니라는 말!

이 점에서 언급된 일명 뇌과학을 종교화하는 자들은 과학을 빙자한 광신도 집단이며, 인간 능력을 두뇌 기능에 근거하여 연구해보겠다는 목적은 좋지만 그 집단의 태도가 너무 글러먹었다. 경험적으로 나타나는 여러 인지 능력의 제한성을 두뇌 기능에서 찾고, 그러한 제한성을 가진 기능들의 조합이 산출해내는 여러 장점을 연구해야 하는 것이지, 아직 두뇌 혈류 흐름조차 제대로 판독하기 힘든 도구의 제약성 속에서 HSP와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가정한 후 그것을 인과적으로 규명하겠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HSP라는 것은 경험 수준에서도 태양의 규칙적 운동과 달리 다의적으로 해석 가능한 것인데 어떤 이는 그걸 영성이라 하며, 어떤 이는 집단 환각이라 할 것이고, 이건 마치 순복음 교회에서 괴성을 지르는 이들의 두뇌 사진을 찍어 성령을 받는 두뇌 부분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 하나 인지 능력은 두뇌에만 국한되어 작동하는 게 아니다. 양육 과정에서 문화적 요인들의 영향도 받기 때문이다.

아무튼 언급된 집단이 국가 지원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개판이 되어가는 나라꼴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그런 꼴통 집단이 정부 지원을 받고, 신문과 방송이 밀어주고,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지만, 지식 사업에 국한해 대한민국은 '개한민국'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며, 이런 식으로 계속 진행될 때 남는 것은? 꼴통 집단의 주장이 과학의 대중화라는 괴물의 등을 업고 확장되니,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이 성장하면 ....

아무튼
뇌를 연구하는, 과학을 하고자 하는 학생으로서....유사과학으로 인해 한국의 진짜 뇌 과학계가 흐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