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it업종 종사자 입니다. 그러다보니 운동부족으로 인한 건강문제가 발생하기 쉽죠. 저의 경우 허리가 안좋고 시력 문제도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한참 젊은 시절에는 전굴자세나 백브릿지 같은 동작도 척척했지만 지금은 유연성이 심하게 떨어져 전굴자세를 하면 손끝이 겨우 발등에 닿을까 말까한 수준입니다.


그러다가 6달전 점심먹고 회사로 돌아가는 길에 '지금 3개월 신청하면 +1개월 추가' 라는 단월드 전단지를 받고 단월드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요가나 에어로빅 정도로 생각했거든요. 등록 후에 하는 수련도 그렇게 어렵거나 힘든 동작도 적었고 젊어서부터 힘쓰는 일은 제법 자신 있었으니깐요. 명상이나 기수련도 금방 적응했습니다. 단전이니 개혈이니 하는 것도 원체 우리 세대의 남자들이라면 학창시절 판타지나 무협지를 읽으며 자랐기에 매우 친숙한 개념이었습니다. 수련을 받으니 확실히 허리 문제도 개선되어 갔습니다.


문제는 4개월이 다 끝나갈 때 쯤이었습니다. 저는 6달을 추가로 등록하려고 했는데 원장은 골드회원, 그러니까 평생회원을 하라고 하덥니다. 평생회원까지는 생각하지 않았기에 저는 정중하게 난색을 표했지만 원장은 절 붙잡고는 끈질기게 놓아주질 않더군요. 퇴근 후에 하는 저녁반을 등록해서 마침 밤이 깊어가는 시간이다보니 결국 속는 셈 치고 골드회원을 해주기로 했습니다. 마침 제 일의 특성상 야근도 자주 하기에 그날 수련을 빼먹는 경우가 종종 나오는 편이다보니 평생회원 하고 아무때나 내가 원하는 날에 가서 하면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그냥 원장이 열심히 영업을 뛰는구나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갓죠.


근데 골드회원이 되고 난 이후에는 더 가관이더군요. 그냥 수련이나 받게 해주면 될텐데 원장이 자꾸 저보고 다른 추가수련이나 뇌교육을 받으라고 강매 수준의 권유를 하덥니다. 여기서 뭔가 수상하다는걸 직감적으로 느꼇습니다. 장사를 할려면 심리전에 능해야 합니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시기적절하게 공급하거나 고객의 마음을 움직여서 당장 고객에게 필요한게 아니더라도 자기 물건을 사게 만들어야 하죠. 근데 원장씩이나 되는 사람이 오히려 손님이 도망가게 만드는 실책을 범하고 있는겁니다. 게다가 무슨 pbm과정이라는게 2천만원이라고 하더군요. 이런건 돈 많은 부자고객들 상대로 팔면 잘 팔릴텐데 왜 저에게 들이미는지 모르겟습니다. 아무래도 골드회원 등록할때 400만원 넘는 돈을 그 자리에서 결제한걸 보고 절 호구 취급하는것 같더군요.


일단 각설하고 심성수련이라는 과정이 골드회원 기본과정에 포함되어 있길래 한번 받아봣습니다. 개인적으로 평가하자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전형적인 자기최면은 정신력 약한 사람들 상대로는 잘 먹히겟죠. 하지만 반대로 정신력이 강하거나 자기주관이 확실히 잡힌 사람에게는 씨도 안먹힐 수법입니다. 저의 경우 대학생 시절 이런저런 경험을 겪으며 이미 자아발견을 한 상태엿거든요. 그래서인지 이 수련은 그저 정신과 테라피 정도밖에는 안보이네요.


뭐 아무튼 심성수련 받고오니 더더욱 노골적으로 추가수련을 들이밀덥니다. 그래서 생각좀 해보겟다고 하니 그야말로 생전 듣도보도 못한 괴상한 논리를 앞세우더군요. 인생의 단 한번뿐인 기회라느니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얻지 못한다느니 이런걸로 고민을 하면 안된다느니...


이런 수련 과정은 엄연한 단월드의 상품이니 고객이 신청하면 언제든지 이용가능하거나 학교처럼 학기 or 분기별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놓는게 상식 아니던가요? 원장의 언행이 날이갈수록 이상해져서 단월드에 대한 저의 의심은 더 커져버렷고 제 나름대로 조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이곳까지 오게됫네요.


세상에, 이곳의 글들을 보니 모든 수상한 점들이 설명이 되더군요. 단월드는 사실상의 사이비종교이기에 영리회사라는 가면으로 자신을 숨기고 그저 사람들이 걸려들기를 기다리는 거엿습니다. 그 원장도 자기 실적을 어떻게 해서든 채워야했고요. 이승헌을 단순히 주식회사 단월드의 창립자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야말로 교주였군요.


그동안 단월드에서 수련하면서 이승헌이나 뇌교육 홍보물을 많이 봣는데, 정작 도장 밖으로 나서면 이승헌과 뇌교육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는 전무합니다. 이승헌이 그렇게 대단하다면 박찬호나 김연아처럼 이름만 들어도 알수 있는 그런 인물이 되어야겟지요. 처음에는 그저 자사제품을 추켜세우려는 마케팅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이승헌 우상화와 내부결집용 인듯 합니다. 저기 엘살바도르에 뇌교육 전파한걸로 열심히 홍보하던데, 이곳의 글을 보니 과연 엘살바도르에서 무슨 일을 벌인건지 의심이 되네요.


그러고보니 참 웃기는 점도 많았습니다. 단월드에서 가르치는게 우리민족 고유의 수련법이라면서 왠 영어가 뒤섞인 괴상한 용어들이 난무하더군요. 민족고유의 수련법이라면 한자어나 오늘날에는 잘 사용되지 않는 고대~중세 한국어 위주로 된 용어를 써야 합니다. 이곳의 글을 보니 이승헌은 오랫동안 미국에서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변변한 영어 한마디를 못해서 언제나 통역을 대동하고 다닌다던데 그의 후달리는 영어실력이 반영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진짜 용어들이 겨우 영어를 익힌 초등, 중학생이 만들어낸 엉터리 단어 수준입니다.


또 제가 봣을땐 이승헌 절대 운동한 사람 아닙니다. 물론 나이 먹어서 살이 찔수는 있겟죠. 하지만 운동선수 특유의 풍채와 관상은 정말로 오랜기간 운동을 해야만 얻을수 있습니다. 이승헌의 모습은 이곳에서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처럼 저건 딱 주둥이만 살아있는 사기꾼 관상입니다. 어쩌면 공원에서 사람들 가르치다가 최초의 국학원을 세웟다는 이야기도 처음부터 다 거짓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피해자분들의 글을 보니 저는 정말 운이 좋은 경우 같습니다. 이상한 수련받느라 돈 날리기 전에 이렇게 실체를 알수 있었으니깐요. 지금 당장 골드회원도 손절할까 생각중입니다. 내가 힘들게 번 돈이 사이비 사기꾼들을 배불리는 용도로 유용되는건 허락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