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필드에 대해 참고할 만한 글 (신나이 펌글)

*손민규씨는 오쇼의 책등 명상관계 서적 전문 번역가이신듯 함....

붓다필드의 게이트씨는 책도 여러 권 냈을 뿐 아니라 
붓다필드 사이트를 운영하며 
이래저래 한국의 정신계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가지 뒷말이 무성할 수 있을텐데요, 
이런 부정적인 글들을 어떻게 소화하느냐가 
붓다필드의 건강성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붓다필드에 관심이 있는터라 
흥미로운 내용입니다.

아래 글의 진실성은 읽는 분들이 판단하시고 
붓다필드의 게이트에 관해 참고하셨으면 해서 
신과 나눈 이야기 사이트에서 퍼왔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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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손민규 등록일: 05-04-06 조회: 816

아프고 미안하다

어느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명상에 관한 책을 기획하고 있는데, 번역서가 아니라 직접 써달라는 것이다. 
“선생님, 이젠 책 쓰실 때도 되지 않았어요? 그 동안 배운 것 혼자만 간직하지 마시고 사람들에게 좀 나누어 주세요.” 
나 누어 주라고? 뭘 가진 게 있어야 나누어주든 말든 하지....그리고 출판사에서 언제부터 그렇게 이화창생 홍익인간의 이념에 충실했나? 작가들 꼬드겨서 돈 좀 만지자는 것이지. 차라리 “아주 쎈 걸로 하나 써주세요. 저희도 돈좀 벌어보자고요. 선생님 인세는 후하게 쳐드릴께요.”했다면 나았을 것이다.

“아니, 명상에 대한 책은 아무나 쓰나요? 그런 건 깨친 분들이나 쓰는 것이지...글빨 있다고 명상서적 내는 게 아니랍니다. 그리고 저 글빨도 없어요.”

“음....그러면 선생님이 명상계에 대해 알고 있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 있잖아요. 그걸 책으로 내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사람들에게 흥미도 주고, 경종을 울리는 의미도 있고요...”

엥? 그래, 요게 본심이었구나. 그러니까 센세이셔날 황색 저널리즘으로 한 몫 챙겨 보자는 거지?

“그런 이야기는 술자리에서 안주삼아 하는 이야기지, 책으로 내면 내 목숨 책임질 수 있어요? 벌떼처럼 달려들텐데....”

하긴 출판사에서는 벌떼처럼 달려드는 인간들이 많을수록 좋을 것이다. 그래야 화제거리가 되고, 책도 팔려 나갈 테니까. 
내 최후의 대답은 이러했다. 
“다른 나라로 이민가서 평생 살만큼 원고료 주면 쓰죠. 그 책 쓴 다음에 나는 한국에 살 수 없을테니까......”

명 상계(이 단어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도 있을테지만, 종교계라는 것이 있듯이 명상계라는 것도 엄연히 존재한다. 다만 현실적인 구속력과 결집력이 없을 뿐이다.)에 대한 기대치는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높아져 간다. 세상이 타락하는 만큼 명상계라도 순수성을 유지해 달라는 주문이며, 그 안에서만이라도 순결한 의식으로 위로받고 싶은 것이다. 사실, 정신적인 길에서 위로는 백퍼센트 거짓이고 불필요한 것이지만, 어쨌든 위로기능에 충실하기만 해도 좋겠다. 마음은 태생적으로 허약하고 중심이 없는 것이어서 어딘가 기대고 위안받을 곳을 필요로 하니까. 그러나 문제는, 사기당하고 눈물 흘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좋게 말하면 순진한 것이고, 좀 가혹하게 말하면 어리석은 것이다. 허황된 이미지가 많을수록, 현실감각이 둔할수록 쉽게 넘어간다. 스승 앞에 엎드리고, 큰 돈을 헌납하고....본인에게는 아주 절실한 상황일수도 있으나, 내막을 아는 사람이 보면 거의 코미디에 가까운 진풍경이다.

내 가 아는 한, 진실한 스승을 만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여기서 진실하다는 것은, 그의 영적인 수준은 차치하고 인간적으로 괜찮은 사람이냐를 기준으로 삼을 때 그렇다는 말이다. 제자들 입장에서는 말할 수 없이 훌륭한 스승이고, 그 스승의 말 한 마디에 전율이 일고, 일생의 마음 공부에 있어서 지표로 삼을만한 인물이겠지만.....미안하게도 나는 그 모든 것이 허구이며 속임수일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싶다. 
모든 것은 우리가 투영한 이미지에 불과하다. 스승이라는 존재는 가상의 이미지이고, 그 이미지에 빌붙어 기생충으로 살아가는 자들이 스승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몇 년 전, 한 지인이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서울의 ‘정XXXX’이라는 곳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는데, 무슨 옷을 입고 가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그는 이것을 명상계의 공식 데뷔 무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강의 날짜가 한달 이상 남았음에도 이런 저런 상념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새벽 네 시에 내게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나는 퉁명스럽게 “거긴 핫바지들 모이는 곳이니, 개량한복 입고 가세요. 수염 기르고 모자 쓰면 더 좋겠네요.”했다. 그 까짓 게 뭐라고 새벽 네 시에 전화를 한단 말인가? 내가 내린 진단은 ‘구루병’이었다. 예전에도 많이 봐왔던 증세인지라 이 병에는 백약이 무효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일단 ‘스승님!’하고 따라다니는 조무래기 몇 명 생기면 인사불성에 빠지는 것이 이 병의 증상이다. 예외를 찾아보기는 드물다. 웬만한 뱃심과 진실함이 없으면 누구든지 이 병에 걸리게 되어 있다.

그 후로, 심각하게 망가진 그에게 절교를 선언하고 나는 그를 심하게 질타했었다. 아마 그의 제자들이 들었다면 “네까짓 놈이 감히 우리 스승님에게...”하고 분노에 몸을 떨었을 것이다. 그는 처음에 노발대발하다가 “짜샤, 수염 쓰다듬으며 하는 헛소리는 네 제자들한테나 해.”하는 나의 기세에 병든 닭처럼 비실댔다. 그 꼴을 보니 좀 가여운 생각도 들었다. 그까짓 게 뭐라고? 또라이들이 우글대는 명상계에서 ‘스승님’으로 불리는 것이 그렇게도 하고 싶은가? 인간적인 의리를 하루 아침에 개차반으로 만들고, 주변의 모든 인간을 오로지 이용해 먹을 생각만 하면서까지 그 짓이 그렇게도 하고 싶은가? 온갖 비열한 짓들을 서슴치 않을만큼 그것이 그렇게도 가치있는 일이란 말인가? 60년을 얼마나 정신적으로 가난하게 살았기에....쯧쯧.

마 지막으로 저녁이나 먹고 헤어지자고 간 식당에서 시무룩하게 앉아 있는 그를 보며 나는 마음이 착잡했다. 그러나 이런 동정심은 채 10분도 되지 않아 비애로 바뀌었다. 나보다 20년이나 연장자인 그가 테이블 위에 두 손을 올려놓고 머리를 숙이며 “나 좀 도와주쇼. 제발 나 좀 밀어주쇼!”하고 애걸했기 때문이다. 아, 그 때의 더러운 기분이라니! 추종자들 앞에서 법문을 늘어놓던 그 기세는 어디로 가고, 20년이나 연하인 내게 이런 모습을 보인단 말인가? 그의 추종자들은 절대 내 말을 믿지 않을 것이다. 도사처럼 수염을 기르고 말끝마다 깨달음과 초월의 세계를 설파하는 그가, 여러 무리들이 ‘스승니임~’하고 존경해 마지않는 그가 일개 번역가 앞에 머리를 수그리고 하소연하는 꼴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넙죽 엎드린 그의 머리를 내려다 보며 나는 그 뒷통수를 후려치고 싶었다. 인간이 고작 이 따위란 말인가? 분노라기 보다는 비애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어찌 인간이 이렇게 혐오스럽고 비참해질 수 있는가? 그러나......그렇게 된다. 정신 바짝 차리고 살지 않으면 누구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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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어느 출판사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사 장이 어떤 원고를 보여주며 책으로 내려고 한단다. 남쪽 나라에 이민 가 있는 어떤 사람이 쓴 글인데, 인터넷에서 인기가 좋고, 사장에게 만나자고 해서 나가보니 대학교수, 변호사 등 하이클라스 제자들을 대동하고 나와 있더란다. 그러면서 사장이 하는 말이, 그 사람들이 자기들끼리만 팔아 줘도 초판은 나갈 테니 위험부담도 없는 것 같다고 한다. 출판사에게 이것은 매력적인 조건이다. 그런데 사장이 말하는 이름(인터넷 닉네임)은 생소한데,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보니 떠오르는 인물이 하나 있었다. 그래서 한국명을 물어보니 역시 그 인물이다. 그 때의 그 막막함이라니.....그러나 출판사는 돈 벌자고 하는 일 아닌가? 내가 말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출판은 사업이니 제가 간여할 바는 아니지만....혹시 나중에 탈나면 안 좋을 수도 있습니다.” 하고 말았다

책 은 예정대로 나왔고, 인터넷 여기 저기에 그 책을 홍보하는 글이 실렸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있나 하는 궁금증에 그들의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오, 마이 갓, 깨달은 자들이 득실댄다! 모두 스승에게 인가받은 제자들이란다. ‘붓XXX’라는 홈피를 열어놓고 자기들끼리 북치고 장구치고 난리도 아니다.

한 지인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한동안 소식이 없던 G에게서 연락이 왔다. 
“형, 나 지금 한국에 와 있어요. 형, 할 일 없으면 나랑 같이 XXXX 가요. 거기 가면 서양애들 어리숙해서 스승 노릇 하기 쉬워요.” 
이 G가 XXXX에서 한국으로 귀환하여 일을 벌였고, 제법 많은 무리들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글재주 좀 있는 녀석들에게 모두 깨달음을 인가해 주었으니 누군들 그 스승을 좋아하지 않겠는가? ^^

나 중에 들으니, 책이 나오고 1년 쯤 지난 뒤 그 출판사로 항의전화가 꽤 왔던 모양이다. 서서히 마각이 드러나고, 그 피해자들이 속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몇몇 피해자들의 다른 이야기들도 개인적인 통로로 들려왔다. 그러나 그의 제자들은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모양이다. 한때 자신의 도반이었던 피해자들을 배신자로 낙인찍어 놓고 새로운 구도자들을 포섭하고 있을 것이다.

마음이 아프다. 
“다 자기 팔자대로 사는 거지 뭐. 그걸 누가 말려?”하고 생각하다가도 가끔 옆구리가 욱신거리는 것처럼 통증이 밀려온다. 그리고 아름다운 꿈을 갈구하는 명상인들에게 들려줄 아름다운 이야기가 별로 없어서 미안하다. 이러면 점점 먹고 살기 힘들어 질텐데 큰 일이다.